[the L] 상반기 중 권고안 발표…특별법 제정과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놓고 저울질

국가인권위원회가 올 상반기 ‘직장 괴롭힘’ 근절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한다. 국회에 직장 괴롭힘 금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권고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7일 법조계와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인권위는 늦어도 6월까지 고용노동부에 직장 괴롭힘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인권위는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 내부 업무계획에 직장 괴롭힘 관련 권고안 제정을 포함 시켰다. 직장 괴롭힘이란 성희롱, 왕따, 과중한 업무 부여 등 직장 내에서 노동자의 신체·정신적 건강을 침해해 노동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 전반을 뜻한다.
인권위 관계자는 “올해 추진할 업무계획에 직장 괴롭힘 관련 권고안 발표가 포함됐다”며 “권고안에 특별법 제정 방안을 포함하는 방안과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 등 기존 법률에 직장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을 넣는 방안을 모두 검토 중이고, 아직 최종 결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직장 괴롭힘을 직접 규율하는 법률이 없다. 만약 인권위가 ‘직장 괴롭힘 금지에 관한 특별법’ 등 법 제정 또는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권고해 국회에서 이행된다면 직장 괴롭힘을 다루는 최초의 법률이 탄생하게 된다.
사법부는 그동안 직장 괴롭힘이 문제가 될 경우 직장에서의 노동자 인격권 침해행위를 민사상 불법행위로 간주하는 민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왔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사내 교육을 비롯한 보호·방지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명시적인 조항이 없어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서유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일부 선진국에서는 직장 괴롭힘을 법으로 규율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직장 괴롭힘이 발생한 사업장의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두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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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지난해말 숙명여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의뢰, 설문조사 방식으로 직장 괴롭힘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직장인 가운데 73.3%가 최근 1년간 직장에서 존엄성이 침해되거나 적대적, 위협적, 모욕적인 업무환경이 조성되는 등 직장 괴롭힘 경험을 한차례 이상 겪었다고 답했다. 한달에 한 번 이상 괴롭힘을 당한다는 이도 절반에 가까운 46.5%에 달했다. 인권위는 오는 13일 국회 입법조사처 등과 함께 정책토론회를 열고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18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직장 괴롭힘 실태조사 보고서’를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행정부 차원에서 이뤄진 직장 괴롭힘 관련 첫번째 실태조사다. 보고서에는 직장 괴롭힘 대책으로 기업들의 취업규칙에 직장 괴롭힘을 금지하는 조항을 의무적으로 포함토록 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