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사기죄'로 번 돈도 몰수한다

[단독] 檢, '사기죄'로 번 돈도 몰수한다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8.05.02 15:18

[the L] 대검, 부패재산 몰수법상 몰수·추징 대상에 '사기죄' 추가 검토

문무일 검찰총장./사진=뉴스1
문무일 검찰총장./사진=뉴스1

검찰이 일반 국민들과 밀접한 '사기죄'의 범죄수익도 국가가 몰수 또는 추징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대검찰청 범죄수익환수과는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부패재산 몰수법)상 몰수·추징 대상에 사기 범죄수익도 추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부패재산 몰수법의 몰수·추징 대상 범죄에 현재 사기죄가 빠져 있다"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사기죄에 대해서도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사기죄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가 추진될 경우 부패재산 몰수법상 몰수·추징 대상이 되는 '범죄피해재산'에 사기죄로 얻은 범죄수익을 포함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행 부패재산 몰수법은 뇌물수수, 알선수뢰와 횡령·배임 등을 통한 범죄수익을 추징 또는 몰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사기죄는 이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법원에서 사기죄가 인정되더라도 피해자는 민사소송 등을 통해 직접 피해재산을 돌려받는 것 외엔 피해를 회복할 방법이 없었다.

대검이 이 방안을 확정할 경우 법무부에 요청해 정부입법 등의 형태로 국회에 부패재산 몰수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부패재산 몰수법은 범죄수익과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등 부패재산을 환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2008년 3월 제정됐다.

그러나 모든 사기 범죄에 대해 국가가 몰수·추징을 책임질 경우 행정력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실제 적용 대상은 조희팔 사건과 같은 대규모 사기 사건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 대검의 '2017 범죄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수사기관에 확인된 사기 범죄는 총 25만600건으로 전체 범죄 가운데 12.5%를 차지했다. 이는 절도죄(20만3573건)를 넘어서는 규모다. 사기 범죄로 인한 재산피해 액수는 100만원 이하가 30.5%로 가장 많고, 1000만원 이하가 24.8%로 뒤를 이었다.

대검 범죄수익환수과는 지난 2월 문무일 검찰총장의 지시로 대검 반부패부 산하에 설치된 뒤 효과적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제도 개선 과제 등을 주로 연구 중이다. 범죄수익환수과는 현행 부패재산 몰수법상 몰수·추징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적용된 적이 없는 횡령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추징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현행 법에서도 횡령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는 가능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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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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