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에 대한 국내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 확진자 증가와 미국·일본 등 전세계적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 확산하는 여론 등의 상황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이에 한편에서는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이라는 입국 제한 대상을 두고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등은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한다"며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확대 회의를 열고 중국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 입국 금지 등 대책을 내놨다.
이로써 4일 자정을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한다. 우리나라 국민은 입국 후 14일 동안 자가 격리된다. 제주에 대한 무사증 입국도 일시 중단한다.
이러한 결정에는 주말 사이 급증한 확진자 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내 확진자는 15명으로 기록됐다.
악화하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중국인 입국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까지 65만명을 돌파했다. 정 총리의 결정은 민심을 잠재우기 위한 방책으로도 볼 수 있다.
또 전세계적으로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CNN·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일 오전 기준 총 62개국이 중국인 방문자 입국 금지와 중국행 노선 중단 등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한다고 밝혔고 일본 역시 1일 밤 12시부터 최근 2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내 감염증 확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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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감염학회·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변 국가의 유행이 적절히 통제되기 전까지는 위험지역에서 오는 입국자들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위험지역을 방문하는 것부터 자제하고, 모든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후 2주간의 자발적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바이러스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武漢)시는 현재 봉쇄됐지만, 이미 많은 주민이 우한 지역을 벗어나 다른 도시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 제일재경망과 바이두(百度)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한에서 출발한 바이두 지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중 60∼70%는 후베이성 내 다른 도시로 이동했고,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으로 옮긴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