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도 다 사라지고 그냥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라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아요." (전모씨, 26세, 취업준비생)
"미뤄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으니까 답답해요." (오모씨, 26세, 취업준비생)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시험 및 기업 채용 일정이 미뤄지면서 시름에 빠진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다. 기약 없는 일정 연기에 불안감이 커지는 탓이다. 반면 이를 기회로 삼겠다는 이들도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등 주요 그룹은 상반기 공채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소프트웨어(SW) 역량테스트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고, SK그룹은 매년 3월 초 진행하던 공개 채용 일정을 이달 말로 미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현재 진행 중인 신입사원 채용 관련 면접 전형 일정을 연기했고, 포스코는 이달 초 진행하려던 신입사원 공채 서류접수 일정을 이달 중순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직 시험은 대부분이 연기를 공표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3일 이달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2020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필기시험을 5월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직공무원 5급 공채,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시험, 지역 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시험 등도 미뤄진 바 있다. 소방청과 경찰청 또한 각각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을 5월 이후로 연기했다.

채용 일정 연기로 취준생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인크루트가 구직자 44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는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구직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한 이유로는 채용 연기(25.8%), 채용전형 중단(24.2%), 채용규모 감소(21.7%) 등을 꼽았다.
취준생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는 이유로는 연기 일정 등이 빨리 공지되지 않는 탓도 있다. 채용 일정이 잠정 연기되는 것인지, 아예 취소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취준생 박모씨(25)는 최근 잡힌 채용 면접 일정이 두 곳이나 미뤄졌다. 한 곳은 한 달가량 미뤄졌고, 다른 하나는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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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지금 공채가 다 밀리는 상황인데 향후 계획을 빨리 기업들이 공지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한다"며 "다른 기업들도 면접이 연기된 곳이 많은데 묵묵부답인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기업 준비생인 A씨도 "수정된 계획이 있다면 공표해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취준생 전모씨(26)는 "채용시기 지연보다는 전체적인 채용 규모가 줄어들까 봐 불안하다"며 "안 그래도 구조조정하는 기업이 많던데 채용 인원 자체가 줄어드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 일정 연기가 아예 하반기 이후로 미뤄지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있다.
대기업 공채를 준비 중인 오모씨(26)는 "차라리 상반기 공채를 취소하고 하반기에 몰아뽑으면 좋겠다"며 "얼마나 미뤄지는지 알 수 없으니 계획을 세우기도 애매하다"고 토로했다.
경찰공무원 준비생 B씨도 "아예 한참 뒤인 6월~9월 사이로 연기를 하면 오히려 수험생 입장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분들은 강행을 원하시는 수험생도 많다"고 했다.
지난 5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구직자 29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기회인가 위기인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7%가 '위기'라고 답했으나, 24.3%는 '기회'라고 답했다.
'기회'라고 답한 이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공을 더 들일 수 있어서 기회라고 생각한다'(73.6%), '하반기 채용 규모 확대'(20.8%), '어학성적, 자격증 등 스펙을 더 쌓을 수 있음'(5.6%) 등을 이유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