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코로나19 무서워 짐싸는 불법체류자들]③

수도권에서 금속·폐기물 재활용업체를 운영 중인 이모 대표는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세가 걱정이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공장은 직원 10명 중 5명이 외국인 노동자로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출퇴근 중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이유로 자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나서면 당장 공장 운영이 힘들어진다. 현재는 대부분 휴가차 고향으로 돌아갔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귀국을 늦추고 '무급휴직'을 신청한 베트남인 직원 1명만 일손을 놓고 있다.
이 대표는 "일이 힘들고 단순노동이기 때문에 나이든 사람은 채용하기 어렵고 젊은 사람은 기피하기 때문에 기숙사를 지어 놓고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게 최선"이라며 "아직까지 이 지역에 확진자가 적어 동요는 없지만 이 친구들이 혹여나 돌아가겠다고 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불안을 자극하면서 영세업체와 중소기업의 고민이 깊어진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인이 기피하는 힘들고 고된 일자리를 메우고 있는데, 이들이 떠나면 공장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곳들이 적잖다.
특히 국내 젊은 인력 확보가 어려운 기피시설이나 지방에 위치한 영세업체, 중소기업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외국인노동자가 줄어든 자리를 한국인이 채우면 인건비가 늘고, 기업의 비용 증가가 운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노동자가 떠나면서 운영이 힘든 중소기업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한국 사람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건비가 부족한 상황에 처하면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저리에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지난달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위해 250억원 규모였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6250억원 규모로 대폭 늘렸다. 금리도 0.5%포인트 인하해 2.15%(변동금리)로 융자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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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고령화' 된 농촌도 예외가 아니다. 직접적인 감염으로 인해 자가격리된 환자도 문제지만 영농철을 맞아 일손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란 점에서다.
특히 그동안 '농촌일꾼'으로 큰 역할을 해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국행을 선언하거나, 입국 예정이던 노동자들이 취소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일손 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충남 청양군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강민구씨(54)는 "다음 달엔 고추 파종을 해야 하는 데 일손이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며 "이 시기를 놓쳐버리면 한 해 농사를 다 망칠 수밖에 없다"고 답답해 했다.
기계를 많이 쓰는 논과 달리 밭은 손이 많이 가다보니 일손 확보에 더 노심초사하고 있다. 강씨는 "이 지역만 해도 한 해 외국인노동자가 200~300여명 달하는 데 이를 대체할 노동력이 전무한 상태"라고 했다.
외국인노동자는 그동안 3개월 단기 취업비자(C-4)로 국내에 들어와 농어촌 등에서 일해 왔다. 임금이 국내 노동자의 절반 정도인 최저임금 수준인데다, 대부분 젊은층이어서 농가에선 이들 '계절노동자'를 크게 반겨왔다.
2015년 이후 국내 농어촌에서 일한 계절노동자는 1만명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귀국하거나 입국을 주저하는 노동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이달 말 입국 예정 노동자 119명 가운데 필리핀, 베트남 국적의 12명은 4월 이후로 입국을 미뤘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중국에서 오기로 한 계절노동자를 동남아 노동자로 변경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