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와 외교부는 26일 군 수송기를 통해 국내로 입국하는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380명의 지위에 관해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신분으로 임시체류하게 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5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난민이 아니라 특별체류 허가 방식을 통한 특별공로자로 입국한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 등의 나라에서 난민이 아닌 특별이민으로 수용을 하고 있는 사례를 참조했다"고 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도 25일 긴급 브리핑에서 "국내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 신분"이라고 확인했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난민'이슈에 대한 국내 여론의 부정적 인식과 반감을 다분히 의식한 공보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특별공로자' 신분이 오히려 '난민'보다 유리한 조건의 법적 지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어떤 특혜를 줄지 모를 특별공로자로 하느니 차라리 심사라도 하는 난민으로 받는게 낫다"는 의견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특별공로자'라는 표현은 '특별'이란 수식어에 '공로자'라는 대상을 붙인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엄연히 법률용어다.
출입국관리법과 국적법에 들어있는 법률적 의미가 있는 용어다. 따라서 정부가 '특별공로자'라는 표현을 아프간 조력자들에게 이미 부여한 상황에선, 기존 출입국관리법과 국적법에 명시된 '특혜'를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외교부 차관 등 출입국·국적 관련 법령을 잘 알고 있는 정부 당국자가 '법률 용어'를 무의미하게 쓰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공로자'는 출입국관리법 제10조의3에 규정된 여러 종류의 '영주자격' 중 제3항에 등장한다. 제3항엔 "법무부장관은 제2항제2호 및 제3호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중략…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2항제2호 및 제3호의 요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완화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제2항제2호 및 제3호의 요건'이란 △ 본인 또는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의 소득, 재산 등으로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있을 것 △ 한국어능력과 한국사회·문화에 대한 이해 등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소양을 갖추고 있을 것을 말한다.

결국 '특별공로자'에 대해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면 생계유지 능력이 없거나, 한국어를 못하고 한국사회·문화에 대한 이해 등 한국에서 사는 데 필수적인 기본소양을 갖추지 않았어도 '영주자격'을 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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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엔 더 자세히 규정돼 있다. 시행령 제12조의2 '영주자격 요건'에서는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에 대해선 영주 비자인 'F-5'를 부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영주자격'인 F-5는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비자 중에선 가장 활동에 제약이 없는 최상위 사증에 해당한다. 흔히 말하는 '영주권'이다. 체류기간이나 취업활동 등에 제약이 없다.

'특별공로자'는 국적법에도 등장한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특별공로자는 바로 특별귀화도 가능한 게 아니냐"는 등의 주장이 이미 나오고 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아예 틀린 얘기는 아니다.
국적법 제7조 '특별귀화 요건' 제1항 제2호엔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에 주소가 있고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은 제5조제1호·제1호의2·제2호 또는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여도 귀화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여기서 제5조제1호·제1호의2·제2호 또는 제4호의 요건이란 △5년 이상 계속하여 대한민국에 주소가 있을 것 △대한민국에서 영주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고 있을 것 △대한민국의 '민법' 상 성년일 것 △자신의 자산(資産)이나 기능(技能)에 의하거나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에 의존하여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있을 것이다. 이 요건들은 '일반귀화 요건'에 해당되는 것이다.
따라서 '특별귀화'가 가능한 '특별공로자'는 이런 일반귀화 요건이 없더라도 바로 '특별히' 귀화를 시켜줄 수 있다.
외국인 이민·불법체류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배진석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난민법에 의해 까다로운 심사를 받는 난민대우보다 특별공로자가 훨씬 큰 혜택이 가능한 외국인에 대한 최고의 법적 신분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대우를 해준 셈"이라며 "한국에 대한 공로가 큰 이들에게 특별히 주는 거라 그동안 신청해도 인정되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아프간 조력자들에 대해선 정부가 처음부터 특별공로자로 지정했으니 영주권은 보장됐고 경우에 따라 아예 한국인으로 귀화시키는 것도 법령에 의해선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 외교관이 한국행 아프간인들을 찾고 있다 .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1.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08/2021082600525186345_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