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립대 음대 교수, 개인과외 학생 입시에 평가자로 참여 의혹

[단독]국립대 음대 교수, 개인과외 학생 입시에 평가자로 참여 의혹

양윤우 기자, 박수현 기자
2022.02.24 16:12

해당 교수는 "재직 중 과외 한적 없다"

국립대 음대 교수가 여러 입시생을 상대로 개인 과외를 하고 가르친 학생의 입시에 평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학생중 한명은 그해 그 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측은 한차례 조사를 진행했지만 불법 레슨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문제를 제기한 학생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A교수, 입학생 포함해 다수 학생 과외 의혹..."먼 친척이라서"
2017년쯤 ㄱ대학교 음악학과 A교수와 음악학과 학생 B씨가 개인 사무실에서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일부 내용. /사진=독자제공
2017년쯤 ㄱ대학교 음악학과 A교수와 음악학과 학생 B씨가 개인 사무실에서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일부 내용. /사진=독자제공

23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립 ㄱ대 음대 교수 A씨는 2017년쯤 대학 내 개인 사무실에서 학생 B씨와 수업을 하던 도중 자신이 교수 취임 이후에 개인 수업을 했고 본인이 지도한 학생들이 유명 대학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A교수는 녹취록에서 "C씨를 한 성악가의 소개로 만났다"며 "교수로 취임하고 레슨은 조금 힘들어서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친척 어른에게 전화가 왔는데 C씨가 나에게 조카였다"며 개인 레슨을 해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A교수는 2016년 대학 실기 평가 위원으로 참여했고 A교수가 가르쳤다고 밝힌 C씨는 그 대학 입시에 합격했다.

또 다른 녹취록을 들어보면 A교수는 본인이 과외한 학생들이 유명 대학에 입학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A교수는 "내 손을 탄 애들이 이번에 서울대 하나, 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하나, 한양대 둘, 경희대 둘 (입학했다)"며 "나하고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 레슨은 안 한다"고 했다. 지인이나 친척의 소개로 수업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레슨하는 건 처조카와 D씨...독일에서 같이 생활한 'D씨 이모'가 D씨가 작년에 (2016년) 학교가 하나도 (합격) 안 돼서 어렵게 독일에서 연락을 했다"며 "D씨가 (한)예종에 갔잖아. E씨도 한양대 갔지"라고 본인이 과외한 학생들이름과 이들이 입학한 대학을 나열했다.

A교수가 ㄱ대에 교수로 취임한 것은 2014년이다. A교수는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누며 "녹취 중이냐"고 묻기도 했다. 성악과는 수업 특성상 학생이 녹음한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복습을 하는 것이 일상적이기 때문에 녹음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ㄱ대 음악학과를 재학 중인 B씨는 " C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재수할 때까지 A교수에게 입시 레슨을 받는다고 수차례 말했고, 클래스 모임을 하거나 교수 연주회에 가면 A교수에게 배우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왔다"고 했다.

현행법상 대학 교원의 과외 행위는 일체 금지된다. 국립대인 만큼 국가공무원법 위반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이에 A교수는 머니투데이와 한 통화에서 'ㄱ대 교수로 재직 중 입시 레슨을 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A교수는 녹취록 내용에 대해 "(C씨) 과외 교습이 아니고 (입학하면) 클래스에 받아달라는 부탁이었다"라며 "음악대의 시스템은 1대1로 수업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들어오면 (학생이) 교수의 클래스에 들어가야 한다"고 해명했다.

또 C씨가 본인의 조카도 아니라고 말했다. A교수는 "먼 조카 뻘이나 되는 그런 나이라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손을 탄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내가 가르칠 수 있는 곳에서 가르친 거지 불법으로 개인적으로 뭘 한 게 없다"며 "손을 탔다는 건 그들이 그동안 공부해 온 것과 성향을 들어보고 맞는 선생님을 찾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과외 의혹' C씨, 입학식 2주 전에 '합격자 성적' 유포
지난 2016년 2월 11일 '2016년 ㄱ대학교 음악학과 최종 합격자 C씨가 같은 해 같은 과에 합격한 동기 B씨에게 '최종 합격자 성적' 목록을 유출했다./ 사진=독자제공
지난 2016년 2월 11일 '2016년 ㄱ대학교 음악학과 최종 합격자 C씨가 같은 해 같은 과에 합격한 동기 B씨에게 '최종 합격자 성적' 목록을 유출했다./ 사진=독자제공

2016년도 입시 성적표가 공식 발표되기 전에 수험생이던 C씨에게 유출된 정황도 확인됐다. C씨는 2016년 2월11일 동기 17명의 입학전형 성적이 담겨있는 성적표 사진을 같은 해 같은 과에 최종 합격한 동기 B씨에게 보냈다. 당시 응시생이었던 C씨가 본인을 포함해 함께 시험을 본 합격생들의 입학성적을 사전에 입수한 것이다.

C씨가 해당 성적표를 보낸 날짜는 ㄱ대 입학식이 열리기 2주 전이었다. 이 파일이 전송된 직후 C씨는 "사진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어머니는 "당시 C씨의 어머니가 제게 전화해 '가정이 있는 교직원의 목숨줄과 한 아이의 음악 인생이 달린 것'이라며 (성적표가 사전에 공유된 것을) '신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ㄱ대의 내부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학교 측과 A교수는 "모른다"고 답했다.

A교수는 머니투데이 통화에서 '2016년 ㄱ대 음악학과 입시 평가에 심사위원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성적표 유출에 대해 "저는 전혀 모르는 부분이고 학교에서도 모르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A교수 "ㄱ대 교수 재직 중 과외한 적 없다"… 대학도 "불법레슨 증거 찾을 수 없어"

ㄱ대는 자체조사에서 이같은 A교수의 해명을 받아들여 불법레슨의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7월 B씨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입시특혜와 성적표 유출 의혹의 진상을 규명해달고 신고하면서 꾸려진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다. 권익위는 신고 접수 후 교육부에 해당사안을 조사할 것을 요청했고 교육부는 ㄱ대에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ㄱ대는 지난해 12월 조사위원회를 꾸렸고 지난 1월 조사 결과를 교육부를 통해 권익위에 제출했다.

ㄱ대 관계자는 "녹취록을 토대로 볼 때 의심은 가지만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하는데다 금전적 거래가 없으면 과외라고 볼 수 없다"며 "행정부서는 금전거래 등을 조사할 권한이 없어 추가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ㄱ대는 합격자 성적표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입시 목적이 아닌 음악회 공연연주자 선정과 전공 실기 담당교원 배정을 위해 작성된 자료로 유출경로를 파악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유출한 사람도, 유출 경로도 파악하지 못한 채 조사를 종결한 것이다.

입시특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신고자는 지난 22일 ㄱ대의 1차 조사결과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고 A교수가 교수 재직 중 입시레슨을 했다는 녹취록 등 추가 증거를 제출해 권익위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의신청 건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교육부에 재조사를 요청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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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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