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대학 합격' 연등 가득…"아기였을 때가 눈에 선한데", "후회 남지 않았으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열흘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오모씨(51)가 '고득점 발원 지혜 총명 연등'을 안내하는 현수막을 본 뒤 조용히 두 손을 모았다.
오씨는 수능을 치르는 둘째 아들을 위해 조계사에 들렀다. 그는 "아들이 수시와 정시를 모두 준비하는데 엄청 힘든 것 같다"며 "긴장하지 않고 편안히 수능을 마치도록 기도했다"고 밝혔다.
조계사에서는 오후 2시가 되자 대웅전에서 '자녀를 위한 화엄 기도'가 시작됐다. 절 내부에서는 스님의 목탁 소리에 따라 수험생 자녀나 가족을 둔 불자들이 합장하거나 고개를 숙였다.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마음은 간절해진다. 이날 수능을 보는 첫째딸을 위해 사찰을 찾았다는 김모씨(47)는 "아기였을 때가 눈에 선한데 수능을 본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 젊으니까 다 시도해보고 살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씨는 "(딸이) 수능을 잘 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지만 못 봐도 괜찮다"며 "수능 날에는 다들 입맛이 없다고 해서 전복죽과 밥, 불고기를 도시락으로 준비하려 한다. 간식류와 도시락통도 일찌감치 구매했다"고 말했다.

'고득점 발원 지혜 총명 연등' 자리에는 연등 300개가 내걸렸다. 수능 고득점과 대학합격을 기원하는 연등이 가장 많았다. 연등 아래에는 어사모가 그려진 종이 위로 '00대학 00학과 00학번 합격 기원' '원하는 대학 합격 발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노란 국화꽃 사이에는 수험생 가족들이 작성한 종이가 빼곡히 꽂혔다. 태어난 해와 이름 밑에는 '수능 고득점' 등 내용이 담겼다. 절 마당에서도 의자에 앉아 법전을 펼쳐 놓고 스님이 하는 말을 읊거나 두 손을 모은 채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몸이 불편해도 자녀를 위한 간절한 마음에 사찰을 찾은 학부모들도 보였다. 양손에 목발을 짚은 장모씨(49)는 재수생인 아들을 위해 지난 7월26일부터 매일 오후 2시 자녀를 위한 화엄 기도에 참여하고 있다. 자녀를 위한 화엄 기도는 수능 전날까지 111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장씨는 "아들이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데 맑은 정신과 마음으로 시험을 잘 치르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며 "목발 짚은 지 한달 됐는데 다치고 나서도 매일 와서 기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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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조카를 위해 기도했다는 이모씨(51)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오면 좋겠다고 빌었다"며 "수험생 가족들의 마음이 다 같다. 아이가 스스로 잘 해내겠지만 부처님이 마음을 도닥여 주셔서 편하게 시험을 치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수능은 오는 14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동시에 치러질 예정이다.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1만8082명 늘어난 52만2670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