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안 와" 부장님도 지각…질퍽한 눈 위로 종종걸음 '출근길 혼란'

"버스가 안 와" 부장님도 지각…질퍽한 눈 위로 종종걸음 '출근길 혼란'

최지은, 송정현, 김호빈 기자
2024.11.27 10:05

[르포]

시민들이 27일 오전 6시 45분 눈보라와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 버스역에서 마을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송정현 기자
시민들이 27일 오전 6시 45분 눈보라와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 버스역에서 마을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송정현 기자

"어제 눈 온다는 예보 봤는데 평소에도 틀릴 때가 많아서 반신반의했거든요. 창문 밖에 눈이 쌓인 걸 보고 얼른 뛰어나왔어요."

서울 마포구에서 서초구로 출근하는 김모씨(32)는 27일 밤사이 내린 눈에 평소보다 이르게 채비를 마쳤다. 그는 "부장님이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데 '종점도 아닌데 버스가 30분째 운행하지 않아 지각할 거 같다'고 연락이 오셨다"며 "지하철에도 사람이 몰린 탓에 출입문에 가방이나 옷이 낄 때가 많아 지연이 좀 됐다"고 밝혔다.

14년 만에 서울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출근길 직장인들이 비상에 걸렸다. 서울 일부 지역은 눈이 20㎝가량 쌓이면서 출근길에도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30분 서울 용산구 원효동 일대에는 거센 눈발이 휘날렸다. 시민들은 눈보라를 막기 위해 우산을 기울여 잡고 길을 걸었다. 패딩 점퍼에 달린 모자도 썼지만 강한 바람 탓에 자꾸만 벗겨졌다.

27일 오전 6시30분 용산구 원효동의 거리. 눈보라가 거세게 내리자 교통경찰이 눈을 쓸고 있다. 그 옆으로 중년 남성이 우산을 비스듬히 쓴 채 지나가고 있다./ 사진=송정현 기자
27일 오전 6시30분 용산구 원효동의 거리. 눈보라가 거세게 내리자 교통경찰이 눈을 쓸고 있다. 그 옆으로 중년 남성이 우산을 비스듬히 쓴 채 지나가고 있다./ 사진=송정현 기자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씨(30)는 출장에 늦을까 1호선 첫차를 타기로 했다. 정씨는 "눈도 오고 1호선이 날씨 문제로 지연될 때가 있어 불안해 일찍 나왔다"며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 종종걸음으로 걸었다"고 말했다.

눈발은 오전 7시쯤 그쳤지만 쌓인 눈 탓에 시민들은 조심스레 발길을 옮겼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닌 곳은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으로 출근한 50대 정모씨는 회색 코트 위로 분홍색 장갑과 회색 모자를 함께 착용했다. 그는 "아침에 날씨를 보고 장갑과 모자를 처음으로 꺼냈다"며 "다행히 일터가 집과 가까워 걸어가는 데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늦을까 걱정이 됐을 것 같다. 걸어가는데도 평소보다 빨리 나왔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학동역 인근 출근길. /사진=김선아 기자
27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학동역 인근 출근길. /사진=김선아 기자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평소보다 사람이 몰렸다. 서울지하철 6호선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소모씨(40)는 "오늘 눈 때문에 평상시보다 버스 안에 사람이 몰렸다"며 "나는 멀리서 출발해 다행히 앉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저마다 긴 패딩점퍼와 털 신발, 귀마개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했다. 숨을 쉴 때마다 하얀 김이 코와 입으로 새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서 만난 20대 김모씨는 회사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투명 비닐로 감싼 정장 세트를 손에 들고 지하철을 향해 가던 김씨는 "면접 보러 가는 길인데 옷이 젖어있으면 안 좋은 인상을 남길 거 같아 가서 갈아입으려고 따로 챙겼다"며 "아침에 눈이 많이 와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좀 그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0시30분을 기점으로 서울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오전 5시50분에는 서울 동북권에 대설 경보가 내려졌다. 서울 성북구에는 오전 7시 기준 20.6㎝의 눈이 쌓였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5㎝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20㎝ 이상 예상될 때 또는 산지의 경우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30㎝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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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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