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선포에 대통령실 앞 교통 마비…시민들 "일 커지지 않았으면"

계엄령 선포에 대통령실 앞 교통 마비…시민들 "일 커지지 않았으면"

김지은, 김선아, 이혜수 기자
2024.12.04 01:26

[르포]계엄령 선포 후 대통령실 일대 통행 제한…시민들 '당황'

계엄령 선포 후 용산 대통령실 앞 /사진=김선아
계엄령 선포 후 용산 대통령실 앞 /사진=김선아

"왜 이동을 막는 건데요."

지난 3일 밤 11시30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맞은 편 인도에는 귀가를 하는 시민들과 경찰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대통령실 인근 25m 주변 통행이 막혔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인도 통제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나 잠깐 나왔는데 여기 못 지나간다고 한다" "택시도 안 잡히는데 큰일났다" 등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날 경찰들은 주변에 바리게이트를 설치한 뒤 "삼각지역 쪽으로 돌아서 가달라"고 말했다.

화가 난 일부 시민들은 인도 위에 자리 잡고 "어이가 없다" "참 좋은 나라다" 등을 외쳤다. 한 남성이 "통제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묻자 "대통령 경호 법률에 의거해 통제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계엄령 선포 후 용산 대통령실 앞 /사진=김선아
계엄령 선포 후 용산 대통령실 앞 /사진=김선아

이날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에 대통령실 앞 도로 상황 역시 마비가 됐다. 집으로 귀가하는 차량과 대통령실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는 직원들 차량이 줄지어 있었다. 교통 경찰들은 연신 호루라기를 불러대며 교통 정리에 나섰다.

이날 직원들은 급하게 집에서 나와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일부 직원들은 운동화에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경찰은 출입증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통행과 출입을 허용했다. 한 여성은 급하게 택시에서 내린 뒤 신분증을 목에 걸고 청사 안으로 달려갔다.

경찰과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일부 경찰들이 취재진의 통행을 가로막자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 등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무전기에서는 "비상계엄령 및 통보령에 근거해서 언론의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안내가 나왔다.

이날 현장 주변을 지나가던 이모씨(36)는 "지금 일이 커질 것 같아 무섭고 초조하다"며 "권력자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극단적으로 가는 게 있는 듯 하다. 과거처럼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황모씨(26)는 "고향 친구들과 뉴스를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며 "지금 길에 돌아다녀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김모씨(26) 역시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어이가 없다"며 "설마 했는데 진짜 현실이 되니까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기동대 차량이 들어서있다./사진=이혜수 기자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기동대 차량이 들어서있다./사진=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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