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붕괴 위기 속 끝까지 시민 지켰다…산사태에 스러진 '8인의 영웅'[뉴스속오늘]

터널 붕괴 위기 속 끝까지 시민 지켰다…산사태에 스러진 '8인의 영웅'[뉴스속오늘]

윤혜주 기자
2025.08.25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46년 오늘 제 11호 태풍 '주디'가 남부지방을 강타했다. 이날 시민들을 대피시키기에 여념 없었던 8명의 헌병들은 갑작스러운 산사태로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구(舊) 여좌검문소 앞에 세운 순직비/사진=MBC
46년 오늘 제 11호 태풍 '주디'가 남부지방을 강타했다. 이날 시민들을 대피시키기에 여념 없었던 8명의 헌병들은 갑작스러운 산사태로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구(舊) 여좌검문소 앞에 세운 순직비/사진=MBC

46년 전 오늘 제 11호 태풍 '주디'가 남부지방을 강타했다. 이날 시민들을 대피시키기에 여념 없었던 8명의 헌병들은 갑작스러운 산사태로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전판수·윤병옥 하사, 박기석·서안식·김영식 병장, 나상경·장경민 상병, 이남호 일병 등 헌병 8명은 1979년 8월 25일 폭우를 동반한 태풍 '주디'(Judy)가 남부지방을 강타했을 당시 마진터널에서 비상근무를 섰다.

1949년 개통한 진해 마진터널은 왕복 2차로로 갓길이 없다. 1985년 장복터널 개통 전까지 마산과 진해를 잇던 유일한 터널이었는데 태풍 주디가 강타했던 밤, 남부지방을 가로지르는 2번 국도가 침수되자 수많은 시민들이 마진터널로 모여들었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려는 시민들만 약 3000여명에 달했고, 차량 200여대가 몰리며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 설상가상으로 통신도, 전기도 끊겼다. 이때 고(故) 전판수 하사 등 군인 8명은 터널을 오가며 도보통행자 안내와 교통정리에 나섰고, 터널이 붕괴될 조짐을 보이자 터널 입구를 봉쇄한 뒤 시민과 차량을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그런데 낙석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산사태가 발생했다. 끝까지 시민들의 안전을 챙기던 헌병 8명은 산사태에 매몰돼 꽃다운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 해군 진해기지사령부는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구(舊) 여좌검문소 앞에 순직비를 세웠다. 여기에는 이들 8명의 이름이 하나씩 새겨져 있다.

매년 추모행사도 열리고 있다. 28주기 추모식이 열렸던 2007년엔 기지사령부 헌병전대장 강선택 중령을 비롯해 부대 장병, 유가족, 해군·해병대 전우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살신성인'을 이루고 꽃다운 나이에 순직한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윤병옥 하사 유가족은 "비록 내 자식들은 잃었지만 이들의 희생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자식을 잃은 슬픔이 쉽게 가시지는 않지만, 2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잊지 않고 매년 추모식을 열어주는 부대가 고마울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 중령은 "여름철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태풍을 볼 때마다 고인들의 희생을 떠올리며,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며 "태풍 앞에서도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희생정신을 발휘해 시민들을 구하다 순직한 이들은 바로 대한민국 해군 헌병의 진정한 표상이다. 후배들에게도 큰 교훈을 주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추모식이 열렸다. 제 45주기 추모행사에서 기지방어대대장 김수경 중령은 "8명의 순직 장병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도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본받아 주어진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순직 헌병들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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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윤혜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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