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11년 차인 남편 A씨와 아내 B씨는 초등학생 남매를 둔 부부다. 회사원인 남편 A씨는 야근이 많고 바쁜 대신, 아내 B씨가 자녀 양육과 가사를 담당한다. 두 사람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노트북에 띄워진 남편의 한 카카오톡 메신저 창을 보기 전까지 말이다.
일요일 아침, A씨의 노트북으로 온라인 강의를 듣던 아들이 갑자기 B씨에게 "엄마, 아빠랑 아저씨들이 엄마보고 못생긴 나무늘보래"라는 말을 했다. 당황한 A씨는 달려와 채팅창을 껐다. 화가 난 B씨는 A씨에게 아들이 방금 본 채팅방을 다시 열라고 하였고, B씨의 채근에 못 이긴 A씨는 아내에게 채팅방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채팅방 속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주로 A씨와 그의 남자 친구 6명이 농담하는 내용들이었고 그 중 유독 A씨만이 자기 아내 B씨를 농담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A씨는 B씨에 대해 '키가 작은데 뚱뚱해 비율이 안 좋다' '예쁜 너희 와이프랑 바꿔 살고 싶다' '(아내가) 옆에서 자는 것을 보니 발로 차고 싶다'는 등의 비난을 일삼았다.
B씨는 수치스럽고 화가 났다. 게다가 아들까지 그러한 비방을 본 사실에 괴로웠다. 결국 B씨는 몇 달간 힘들어하다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했다.
Q) B씨가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경우 아내에게 직접적인 비난은 한 적이 없으나 타인들에게 수시로 비난해 온 A씨의 유책이 인정될 수 있을까?
A) 인정될 수 있다. 배우자가 다수의 사람이 있는 SNS 채팅방에서 상대방 배우자를 험담했고, 이 사실을 당사자가 알게 된 경우라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하고, 이때 법원이 '중대한 사유'라고 보는 부부간의 신뢰가 파탄돼 더 이상 혼인 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때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Q) 아내 B씨는 남편 A씨가 순순히 이혼 절차에 응해주지 않을 경우 그를 형사 고소할 생각까지 하고 있다. 남편이 다수의 친구에게 아내를 비방한 것을 두고, 형사상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 있을까?
A) 가능하다. 형법 제30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이 아니거나 공연히 공중선양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하거나 유포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적용된다. 타인에게 자신의 가족에 대한 비방을 한 경우에도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라고 볼 수 있어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