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캄보디아]④'코리안데스크' 등 국제공조 대책 실효성은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감금·납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찰이 총력 대응에 나섰다. 구금된 국민 전원을 송환하고 현지에 '코리안 데스크(한국인 대상 범죄 전담 파견 경찰관)' 설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발표한 대책이 일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포함한 경찰 관계자들은 캄보디아에서 △구금 한국인 국내 전원 송환 △캄보디아 파견 경찰 주재관·협력관 확대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경찰은 기존 3명(주재관 1명·협력관 2명)이었던 현지 파견 경찰관 수를 8명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캄보디아 지역 치안 대응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범죄 단지가 밀집된 시아누크빌 지역에도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 경찰관 2명을 파견해 한국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내 코리안 데스크 설치로 수사 및 범죄자 송환 속도가 빨라지고 자국민 연관 범죄 예방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코리안 데스크는 태국과 필리핀에 총 5명 파견됐다. 베트남에는 현지인 경찰관이 코리안 데스크 역할을 맡고 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코리안 데스크 설치로 한국과 캄보디아의 공식적인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을 사후에 파견하는 것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리안 데스크 설치가 쉽게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임 교수는 "캄보디아는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와 협력 관계가 미진하고 외교 관계도 떨어진다. 캄보디아는 중국에서 원조받고 있어 한국과 경제적 관계가 약한 편"이라고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캄보디아 의지에 따라 코리안 데스크 기능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초 국경 범죄' 대응을 위한 경찰 국제공조 협의체를 연내 출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음 달 열리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총회에서도 국제사회 공동 대응 필요성과 협력을 촉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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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범죄 피해국이 함께 캄보디아 정부에 적극적인 문제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러 아시아 국가가 사기 공장의 피해자"라며 "우리나라 국력 정도면 아시아 국가와 연합해 캄보디아 정부에 (해결 방안을) 촉구할 명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 공조 역시 국가 간 이해관계가 달라 국제기구 설치까지 이뤄지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이윤호 교수는 "아세안폴이 있지만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국제기구는) 어렵다"며 "양자 간 상호 협정을 통해 한국 경찰이 현지에서 초동 수사 참여, 정보 접근 등 더 많은 권한을 얻게끔 기능과 역할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인천공항 내 캄보디아행 비행편 게이트 앞으로 경찰관을 전날부터 4명씩 배치했다. 필요시 불심검문을 통해 취업 사기 등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배치 첫날 경찰은 의심 정황이 있는 30대 남성의 출국을 제지한 후 귀가시켰다.
현재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으로 향하는 직항편에만 경찰을 배치했고, 다른 국가를 경유해 시아누크빌 등 다른 캄보디아 지역으로 향하는 비행편에는 경찰관을 배치하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유 비행편 앞) 추가 배치도 필요성이 판단되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배치만으로도 심리적 압박감을 줄 수 있지만 불심검문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현석 경기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심리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현행법상 신분증을 자발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경찰이 강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탑승객이 거짓말을 한다면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했다.
이웅혁 교수는 "다른 국가로 가서 일정 기간 체류하다 (캄보디아로) 들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캄보디아 정부를 움직일 수 있도록 본질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