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장사하고 1년 기다리는데"…캄보디아 여행 줄취소, 교민 직격탄

"두달 장사하고 1년 기다리는데"…캄보디아 여행 줄취소, 교민 직격탄

민수정 기자
2025.10.18 07:09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온라인스캠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 /사진=뉴스1.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온라인스캠범죄단지인 태자단지 내부. /사진=뉴스1.

"1년 영업한 성과의 90%가 10일 만에 날아갔어요."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감금 사태 파장으로 교민 사회가 흔들린다. 관광 성수기를 앞뒀던 현지 여행사와 식당은 예약이 줄줄이 취소돼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번질 경우 교민들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18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여행사, 식당 등으로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10년간 프놈펜에서 여행사를 운영 중인 이세형씨는 지난 1년간 영업한 성과의 90%가 10일 만에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계엄·탄핵 등 여행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도 여행사가 고객을 설득할 수 있었다"면서 "도난 사고는 있었어도 다친 사람은 못 봤다. 그러나 지금은 10번 이상 오던 고객도 부정적인 프레임에 갇혔다"고 토로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관광객 400여명 방문 계획이 취소되는 사태를 맞았다. A씨는 "선교·봉사 단체에서 11~12월쯤 방문하기로 예약된 건이 대부분 취소됐다"며 "요즘 뉴스를 보기가 싫다. 알고 있던 내용이 심각하게 보도되면서 교민들의 힘이 아주 빠져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지난 16일부터 캄보디아 3개 지역(캄폿주 보코산 지역·바벳시·포이펫시)을 여행경보 최상위 단계인 '여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여행금지 구역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의 위험이 지속될 시 설정된다. 허가 없이 이 지역을 방문하면 여권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수도 프놈펜은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앙코르와트 등 유네스코 지정 세계적인 사원이 위치한 씨엠립주도 여행자제 지역으로 설정된 상태다.

한국 관광객 안 오면 교민 사회 '직격탄'
앙코르와트. /사진=머니투데이 DB.
앙코르와트. /사진=머니투데이 DB.

앙코르와트가 위치한 씨엠립주 교민들은 지난 5월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직항 비행편이 없어 올겨울 전세기 운항만 바라보는 상황이었는데 이마저도 실현되기 어렵게 됐다. 씨엠립주 소재 여행사들은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15년째 여행업에 종사 중인 이용혁 씨엠립한인회 수석부회장은 "약 1000명이 이곳에 거주하며 여행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는 대부분 손을 놓을 지경"이라며 "국경 문제가 있었을 때에도 취소까진 없었다. 여행사가 손님을 받지 못하면 가이드, 식당 및 차량 등 모든 관련업이 멈춘다"고 말했다.

25년간 한식당을 하는 정미경씨도 "씨엠립은 전세기가 뜨면 겨울에 두 달 장사하고 1년을 기다리는데 이번 일로 안절부절못하는 상황"이라며 "대구에서 뜨기로 한 비행기도 3일 전에 취소됐다고 한다. 인천과 부산 등 다른 지역 출발 편도 똑같이 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생계뿐 아니라 자녀 교육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현지 교육계 관계자는 "학부모가 소상공인인 경우가 많은데, 학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일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캄보디아는 경제 사정에 비해 물가가 싸지 않아서 봉사심으로 학교에 지원하는 교사가 많았다. 내년 교사 모집 중인데 지원하는 사람이 없을까 잠을 못 자겠다"고 했다.

"정부, 해결 과정에서 교민 피해도 고려해야"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 겸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이 16일 오전(현지시간) 프놈펜에서 훈 마넷(Hun Manet) 총리를 면담하고 있다./사진=뉴스1.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 겸 캄보디아 취업사기·감금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이 16일 오전(현지시간) 프놈펜에서 훈 마넷(Hun Manet) 총리를 면담하고 있다./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민 피해와 반캄보디아 정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관광 침체가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며 "캄보디아인들이 한국에서 피해를 봤을 때는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정태진 평택대 국가안보대학원 교수도 "지금은 캄보디아에 부정적 여론이 가득해 교민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사이버와 오프라인을 순환하면서 발생한 범죄"라며 "결국 피해를 막기 위한 대중 의식을 높이는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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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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