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수막에 부적절한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가 최고위직에는 감사위원회 요구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를 내린 반면 직급이 낮은 직원에게는 징계 수위를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월성본부 징계심사 보고'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10일 징계 심사위원회를 열고 전 월성본부장 A씨와 대외협력처장 B씨에게 감봉 1개월 징계를 확정했다.
앞서 한수원 상임 감사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각각 감봉 3개월과 2개월을 요구했다.
반면 감봉 1개월이 요구됐던 지역협력부장 C씨와 견책이 요구됐던 지역사회파트장 D씨에 대해선 각각 감봉 2개월로 오히려 무거운 징계가 내려졌다.
월성본부장 A씨와 대외협력처장 B씨는 경주 시내 현수막 게시 당시 보고를 받지 못했고 관리 감독의 책임을 인정하는 점, 이 사건 이후 보직 해임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협력부장 C씨는 현수막 문구가 지역사회에 반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경주 시내에 현수막을 게시한다는 사항을 보고 받았을 때 세부사항에 대해 확인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받았다.
현수막 문구를 결정한 지역사회파트장 D씨는 기본방침 문서를 미흡하게 작성하고, 현수막 문구가 지역사회에 반감을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임에도 상급자에 대한 보고를 누락한 점이 인정됐다.
권 의원은 "상급자가 보고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감경한 것은 '상급자는 가중 처벌한다'는 징계 양형기준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경감된 인원에 대해 감사실이 재요구를 검토하도록 지시하라"고 강조했다.
한수원 월성본부는 지난달 경북 경주시 16곳에 '5년 동안 월성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190억을 냈다지요?' '이번 벚꽃 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시민 반발에 철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