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 호소했는데 "원래 그래요"…최악 의료사고로 숨진 '영원한 마왕'[뉴스속오늘]

복통 호소했는데 "원래 그래요"…최악 의료사고로 숨진 '영원한 마왕'[뉴스속오늘]

양성희 기자
2025.10.27 06:00

2014년 10월27일 가수 신해철 별세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4년 10월27일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가운데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10월27일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가운데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사진공동취재단)

11년 전 오늘인 2014년 10월27일, '마왕'으로 불린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평소 지병 없이 건강했지만 한 병원에서 위장관유착박리 수술을 받은 뒤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그러다가 의식을 잃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46세로 허망하게 떠나면서 가족과 지인, 팬들의 충격이 컸다.

수사기관은 신씨 사망을 의료사고로 결론 내렸고 대법원도 이를 인정해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 실형 확정 판결을 선고했다. 최악의 의료사고로 알려지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이른바 '신해철법'이 제정됐다.

신해철은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남아 여전한 마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2014년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14 대학가요제 포에버' 무대에서 고(故) 신해철을 추모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2014년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14 대학가요제 포에버' 무대에서 고(故) 신해철을 추모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위장관유착박리 수술 받고 극심한 복통…제때 치료 못 받아

신해철은 2014년 10월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의료진은 사인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이라고 밝혔다. 의식 없는 상태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던 신씨는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신해철은 2014년 10월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원장 강모씨에게 위장관유착박리 수술을 받았다. 수사 결과 수술 당시 강씨는 소장과 심낭에 천공을 발생시켜 복막염, 패혈증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수술 이후 극심한 복통과 고열 등 증상을 호소했는데 강씨는 '수술 이후 일어나는 일반적인 증상'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며 안일하게 대처했다.

수사기관은 강씨가 수술 이후 흉부 엑스레이 등을 통해 복막염을 예견할 수 있었기에 이에 맞는 치료를 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봤다. 이에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강씨를 재판에 넘겼다.

강씨는 신씨 사망 후 같은 해 12월 인터넷상에 '의료계 해명자료'라는 제목으로 신씨의 수술 이력 등 의료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업무상 비밀 누설)도 적용 받았다.

2014년 10월 신해철에게 위장관유착박리 수술을 해 복막염, 패혈증을 유발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강모씨가 2016년 10월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한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2014년 10월 신해철에게 위장관유착박리 수술을 해 복막염, 패혈증을 유발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강모씨가 2016년 10월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한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수술한 의사, 대법원서 실형 확정…"사망과 과실 사이 인과관계 인정"

1심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씨가 검사를 위한 입원을 지시하는 등 어느정도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봤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판결을 확정했다. 2심 재판부는 "수술 이후 피해자가 계속 통증을 호소했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의료정보를 게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수술 이후 신씨가 강한 통증을 호소했고 흉부 엑스레이 사진상 심낭기종 등 소견이 확인된 데다 고열, 복통 등 증상이 있었던 점에 비춰 의사인 강씨는 복막염이 발생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조치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등 조치를 하지 않아 과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한 대법원 재판부는 "수술 후 신씨에게 발생한 복막염에 대한 진단과 처치를 지연해 제때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했으므로 신씨 사망과 강씨 과실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2014년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14 대학가요제 포에버' 무대에서 고(故) 신해철을 추모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이 2014년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14 대학가요제 포에버' 무대에서 고(故) 신해철을 추모하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재발 방지 위해 '신해철법' 제정…올해 11주기, 매년 추모 콘서트

신해철이 떠난 충격이 커 의료사고 제도를 손 봐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2016년 이른바 '신해철법'이 제정돼 시행됐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은 환자 사망 등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동의하지 않아도 피해자와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는 것이 골자다.

신해철은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남았다. 그는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 보컬로 우승해 가요계에 데뷔했다. 당시 불렀던 곡은 '그대에게'로 여전히 대학 응원가로 사랑받는다.

가요계 동료들은 매년 기일이 되면 신해철을 추모하며 콘서트를 연다. 올해 11주기 콘서트는 26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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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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