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덕에 잘되니…" 한양대 알밥·성대 중식당 등 또다른 '영철버거' 사장님들

"학생들 덕에 잘되니…" 한양대 알밥·성대 중식당 등 또다른 '영철버거' 사장님들

김지현 기자, 김미루 기자
2025.12.16 16:56
16일 오후 방문한 한양대학교 인근 알밥 전문점. 월 2만원씩 한양대학교 학생 등록금에 기부하는 중이다./사진=김지현 기자.
16일 오후 방문한 한양대학교 인근 알밥 전문점. 월 2만원씩 한양대학교 학생 등록금에 기부하는 중이다./사진=김지현 기자.

'영철버거'의 이영철씨(57)처럼 대학가 곳곳에서 저렴한 가격과 나누는 정신으로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식당과 카페 사장들이 있다. 이씨는 고려대학교 앞에서 수제버거 가게를 20년 가까이 운영하고 지난 13일 별세했다.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일부 품목을 1000원으로 유지하고 1억원 넘는 금액을 고려대에 기부해 동문들에게는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다.

서울 성동구 알밥 전문점 '알촌'도 매년 한양대학교에 등록금을 기부하는 맛집으로 꼽힌다. 2000년 한양대 근처에서 작은 알밥 가게로 시작해 현재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박경필 알촌 대표는 "한양대 학생들 덕분에 가게가 잘 되는 거니까 장학금을 후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표 메뉴도 학생들과 소통하며 만들어졌다. 박 대표는 "학생들이 약간 매콤하게 해달라고 해서 대표 메뉴인 '약매알밥'을 개발했다. 제일 잘 팔린다"며 "지금도 학생들에게 인기라 가격을 많이 안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양대점 출신 직원들이 다른 대학가에 매장을 차려서 학생들에게 후원 많이 하는 중"이라며 "경희대는 창작동아리 식사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성균관대 등 여러 대학교에 기부한 사장도 있다. 혜화역 인근에서 중식당 '진아춘'을 운영하는 박숙경 공동대표는 "(후원·기부 대상자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내가 죽을 때 그 친구가 의사가 되면 사회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영업종료하고 손님들과 맥주 마셔요"…사장님에서 동네 형·오빠로
15일 오후 서울대 인근 카페 내 비치된 방명록. 마지막 줄에 "더 많은 분들이 이곳의 따뜻함을 한껏 느끼고 가길 바라요"라는 문구가 써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15일 오후 서울대 인근 카페 내 비치된 방명록. 마지막 줄에 "더 많은 분들이 이곳의 따뜻함을 한껏 느끼고 가길 바라요"라는 문구가 써있다. /사진=김지현 기자.

이런 가게들의 공통점은 학생들과의 교류가 두텁다는 점이다. '영철버거' 역시 2015년엔 경영난으로 폐업했지만, 고려대 학생들이 모금한 6800만원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고깃집 '스태미나식당'을 11년간 운영한 박세윤씨(44)는 학생 대상으로 한돈 무한리필 메뉴를 제공한다. 그는 "불합격하고 낙담하는 친구들에게 '다음 시험은 수석으로 붙을 거다'고 응원을 해준다"며 "그렇게 시험에 붙고 나면 합격 기쁨을 나누고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주로 서울대학교 내 체육 관련 행사에 고기와 주류를 상품으로 후원했다. 그는 새로운 형식의 기부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재능기부 형식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짜서 학생들과 훈련할 계획"이라며 "체육을 공부했으니 젊은 학생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함께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방문한 서울대 인근 카페 내 모습. 벽면에 단골들의 청첩장이 걸려있다./사진=김지현 기자.
15일 오후 방문한 서울대 인근 카페 내 모습. 벽면에 단골들의 청첩장이 걸려있다./사진=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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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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