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15년 못미치는 1년8개월…김건희, 통일교 금품만 유죄 이유는

구형 15년 못미치는 1년8개월…김건희, 통일교 금품만 유죄 이유는

오석진 기자
2026.01.28 17:04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공범 증명 안돼…일부는 공소시효 종료
정치브로커 명태균, 영업 위해 여론조사 배포한 것일 뿐
통일교-건진법사 알선만 유죄로 판단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구형 15년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징역 1년8개월을 받은 건 법원이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해서다. 법원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수수했다는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이 김 여사에게 불리한 정황들에 휘둘리지 않고 엄격하게 법을 적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김 여사 선고공판을 진행하기에 앞서 "법에 적용을 받는 사람은 권력자이든 아니면 권력을 잃은 자이든 예외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이나 '불분명할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와 같은 법의 일반 원칙도 피고인이 권력자라 하여 혹은 권력을 잃은 자라 하여 다르게 나눠 적용될 수 없다"며 "헌법 제103조에 의거 증거에 따라서 판단하였음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죄…"시세조종 미필적으로나마 용인했을지라도 공범으로 단정할수 없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가 설명한 '불분명할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는 김 여사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재판부는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미필적으로나마 용인했을지언정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범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선 의사가 합쳐져야 한다. 일체가 되어서 역할분담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해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세조종 세력 중 누구도 피고인에게 시세조종에 관하여 직접 알려준 바가 있다고 진술하는 사람이 없다"며 "피고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료가 없다"고 했다.

일부는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2011년 1월13일~3월30일까지의 매수행위는 각 2021년 1월13일과 같은해 3월30일에 10년의 공소시효가 도과됐다"고 밝혔다.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무죄 "윤석열 부부의 재산상 이득 아냐"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진행되는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진행되는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론조사 무상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정치브로커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영업을 위해 여론조사를 배포했을 뿐 그것이 김 여사의 재산상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명씨가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하였고 그 대가로 김 여사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해 김영선이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받은 것은 아닌가 의심이 가기는 한다"면서도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여사는 명씨가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 또는 여론조사기관인 PNR과 여론조사에 관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의 실시 여부 및 방법,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나 배포 등에 관하여 명씨가 김 여사 지시를 받았다는 자료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씨는 김 여사를 만나기 전부터 미래한국연구소의 비용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1281만원 샤넬백·6220만원 그라프 목걸이는 유죄, 800만원 샤넬백은 무죄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재판부는 통일교 금품 수수에 대해선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로부터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1281만원어치 샤넬 가방과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았다고 봤다. 김 여사 측은 일부 수수 사실을 인정했으나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1281만원어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수수 부분은 대가성을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영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그에 걸맞은 처신이 필요하고 기본적으로 높은 청렴성과 연결성이 요구됨은 두 말할 나위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는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고가의 사치품을 갖고 자신을 치장하는데 급급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라는 말처럼 굳이 값비싼 금품으로 장식하지 않더라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영부인의 지위 △부패가 사회에 미친 해악 △주변 지인들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한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금품수수를 먼저 요구하지는 않은 점 △청탁을 실현하지 않은 점 △일부 자책하며 반성하는 점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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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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