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후자금' 다 날릴 뻔..."커피 한 잔" 수거책 잡은 식당 주인

80대 '노후자금' 다 날릴 뻔..."커피 한 잔" 수거책 잡은 식당 주인

윤혜주 기자
2026.02.26 14:01
사진=양주경찰서 제공
사진=양주경찰서 제공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아 어렵게 모은 노후 자금을 날릴 뻔한 80대 노인이 인근 식당 업주의 기지로 피해를 면했다.

26일 경기 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5시쯤 양주시 유양동의 한 식당에서 "할머니가 봉투를 두고 갔는데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80대 여성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속아 현금 1430만원이 든 검은 봉투를 식당 근처 에어컨 실외기 아래에 두고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

사진=양주경찰서 제공
사진=양주경찰서 제공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식당 업주 B씨의 눈썰미였다. B씨는 식당 야외 주차장 실시간 CCTV를 보던 중 A씨가 검은 봉지에 든 무언가를 실외기 옆에 두고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현장으로 가 실외기 아래 놓인 의심스러운 봉투를 발견한 B씨는 내용물이 거액의 현금임을 확인하고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했다. B씨는 즉시 봉투를 식당 안으로 옮긴 뒤 112에 신고했다.

그 사이 택시를 타고 수거책 C씨가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서성거렸다. B씨는 이 남성을 향해 걸어가 "커피 한 잔하고 가라"고 말을 걸며 시간을 벌었다.

수거책이 눈치채고 도주할 가능성이 큰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B씨는 당황하지 않았다. 마침 식당을 찾은 단골손님과 군인 2명에게 은밀히 상황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근처에 있던 C씨에게 다가가 힘을 합쳐 C씨를 붙잡았다. C씨는 휴대전화 연락 내역을 지우고 도망가려고 하는 등 거세게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양주경찰서 제공
사진=양주경찰서 제공

결국 C씨는 시민들에게 붙잡혀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된다. 수사를 위해 현금이 필요하니 돈을 마련해 지정한 곳에 두라"는 지시를 받고 현금을 가져다 둔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잃을 뻔한 돈은 노후를 위해 어렵게 마련한 전 재산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식당 업주 B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으며, 회수한 현금은 피해자에게 전액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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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윤혜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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