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할지 몰라"… 여성·미성년 '호신술 강좌' 줄선다

"나도 당할지 몰라"… 여성·미성년 '호신술 강좌' 줄선다

민수정 기자
2026.05.18 04:03

스토킹·이상범죄 잇단 보도에 불안, 자기방어 심리 확산
"경찰 순찰 강화만으론 한계, 기존 대책 점검을" 목소리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지난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지난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스토킹과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여성과 1인가구를 중심으로 호신술 교육수요가 늘고 있다. 범죄예방을 위한 자기방어 심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호신술 교육에는 여성 참여자가 몰렸다. 이날 수업은 성별제한 없이 모집했지만 실제 참여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해당 호신술 강좌는 매년 조기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수업이다.

교육에 참여한 대학생 김모씨(23)는 "요즘 흉악범죄 사건을 뉴스로 접하면서 불안감을 느꼈다"며 "최소한 스스로 지키는 방법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업은 실제 범죄상황을 가정한 실습 중심으로 진행됐다. 뒤에서 제압당하거나 팔을 붙잡히는 상황 등을 가정해 대응동작을 익히는 방식이다. 강의를 맡은 ADT캡스 관계자는 "평소에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오늘 배운 기술을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인가구 여성들은 일상 속 불안을 호신술을 수강한 이유로 꼽았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가끔 술에 취한 사람이 문을 두들기고 가는 일이 있어 불안했다"며 "10년 넘게 혼자 살다 보니 배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성년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서도 호신술 수업은 인기가 높았다. 최근 초등학생 대상의 유괴미수 사건이 잇따르면서 자녀에게 호신술을 배우게 하려는 문의도 늘었다. 세 딸을 키우는 40대 학부모 A씨는 "아이들에게 주짓수를 배우게 하거나 호신용품을 사줘야 할 것같다"며 "방과 후처럼 인적이 드문 시간대엔 경찰의 순찰이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관련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김형익 한국호신술진흥회 원장은 "지난해에는 초등생 대상 문의가 많았다면 올해는 중·고등학생 수업문의가 30%가량 늘었다"며 "최근에는 여학생들의 수업요청이 특히 많다"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반복되는 스토킹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있다. 스토킹범죄 입건건수는 최근 3년 연속 증했다. 이른바 '묻지마 범죄'인 이상동기범죄 역시 매년 40건 안팎으로 발생한다.

특히 최근 발생한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의 피의자 장윤기(24)는 교제를 거절당한 여성에게 범행을 저지를 목적으로 거리를 배회하다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향해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에 경찰청은 학생 대상 특별치안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흉악범죄로 사회적 불안이 높아지면서 호신술 수요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여성들이 최소한의 자기보호를 위해 선택하는 대응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경찰의 순찰강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는 "스토킹범죄 전담 경찰관이나 재범 위험성 평가를 위한 프로파일러 인력이 부족하다"며 "기존 대책이 제대로 시행됐는지 평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도 "순찰을 강화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CCTV(폐쇄회로TV) 추가 설치 등 물리적인 시설물 보강으로 범죄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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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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