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 상사를 '스승'으로 여기며 스승의 날 선물을 준비하자는 제의를 들은 한 직원의 이야기가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됐다. 만약 이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사실상 참여를 강요하거나 비용을 부담하도록 압박하는 '강제 모금'의 경우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팀원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돈을 모아 팀장에게 선물을 하자고 했다며 곤란해하는 신입사원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직장 상사까지 스승의 날을 챙기는 게 일반적인 문화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동료는 작성자에게 '팀을 이끄는 스승인데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이와 비슷한 풍경은 대학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학과나 동아리에서는 학생 대표나 선배를 중심으로 교수 선물을 위한 모금이 이뤄지기도 한다. 학생들이 단체로 모인 채팅방에서 '교수님께 카네이션이나 케이크를 준비하자'며 비용을 걷는 방식이다. 대부분 감사를 표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지만 이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회사에서 선물을 위해 모금을 할 경우 참여를 거부한 직원이나 학생에게 불이익을 암시하거나, 참여하지 않을 수 없도록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경우라면 강요죄 성립이 문제될 수 있다. 형법상 강요죄는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제압하고 어떤 행위를 하게 만들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직장 상사든 학교의 선생님이든 단순히 선물을 제안하거나 회비를 걷는 수준만으로는 형법상 강요죄 성립이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억압하는 행위가 없다면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강제 모금이라면 강요죄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 해당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한다.
함께 돈을 모아 선물할 것을 강요하는 행위가 일회성으로 이뤄졌는지, 거절할 수 있었는지, 실제 불이익이 있었는지 등을 따져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회사가 이런 사실을 신고받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된다.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사를 하지 않거나 신고자에게 불이익 조치를 할 경우 과태료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 경우엔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지속적 괴롭힘으로 우울증·불안장애 등이 발생한 경우 등이라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 만약 질환이 업무와 관련 있다고 인정되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우울증 등이 산재로 인정된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