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에 대해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리 비상계엄 선포를 염두에 두고 치밀한 준비를 했다고 본 것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심리한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전후 과정이 허술했다고 판단하고 "(비상계엄이) 오래 전부터 준비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이번 평양 무인기 관련 재판 결과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12일 일반이적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대통령 안가에서부터 김용현 전 장관 등과 식사하며 비상대권·비상조치 등을 언급한 점 △김용현 전 장관이 2024년 9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를 대비해 정보사 임무를 계획한 점 등을 거론하며 이들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상황(국가비상사태)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같은 점들을 근거로 "이 작전은 비상계엄 선포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작전으로 인정된다"며 "정당한 군사작전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많은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날 일반이적 1심 판결이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도 이 같은 판단을 내리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 2월 "(비상계엄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판단은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주요한 근거가 됐다.
이와 관련, 수사 경험이 많은 한 법조인은 "기본적으로 두 사건은 별개이긴 하지만 일반이적 사건이 내란 우두머리 사건에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내란 우두머리 사건 2심 재판부가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준비했다는 점을 인정하면 윤 전 대통령 양형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군 법무관을 거친 변호사 A씨는 "형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반이적 사건 1심 재판부가 증거를 가지고 판단을 한 것이기 때문에 내란 우두머리 사건 2심에 그 증거들이 제출되면 해당 재판부도 고려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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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2심 형량이 올라갈지도 주목된다. A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이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사형으로 형이 무거워질 여지가 적을지 모르지만 30년형 등 유기형은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