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스페이스X 뜬다…직원 4400명도 '돈방석' 예약

'역대급' 스페이스X 뜬다…직원 4400명도 '돈방석' 예약

조한송 기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6.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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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증시 데뷔] (상)

[편집자주]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화제를 뿌린 스페이스X가 뉴욕 증시에 입성한다. 투자금 2500억달러(약 380조원)가 몰린 초대형 상장사의 등장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 기관과 투자자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머니투데이는 스페이스X의 상장이 국내외 주식시장에 미칠 파장과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포인트를 정리했다.

월가 기록 갈아치운 공룡 등장...스페이스X 걸음마다 역사 새로쓴다

[케이프 커내버럴(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2020년 5월26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있는 한 건물에 스페이스X의 로고가 붙어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8일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할 주파수 라이센스에 대해 에코스타와 약 170억 달러(23조624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유세진
[케이프 커내버럴(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2020년 5월26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있는 한 건물에 스페이스X의 로고가 붙어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8일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할 주파수 라이센스에 대해 에코스타와 약 170억 달러(23조624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유세진

일론 머스크의 항공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12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 시장에 데뷔한다.

10일(현지시간) 외신과 월가 전문가들을 종합하면 스페이스X는 종목명 'SPCX'로 주당 약 135달러(약 20만원)에 IPO를 추진 중이다. 총 2500억달러(약 345조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단일 IPO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며 당초 스페이스X가 계획한 공모 규모 750억달러(약 113조원)의 3배가 넘는다.

목표 기업가치 또한 약 1조8000억달러(2700조원)로 천문학적 액수다. 이대로면 시가총액 기준 미국에서 7번째로 큰 상장 기업으로 단숨에 올라선다. 주식을 가진 직원들 4400여명이 백만장자 반열에 오르는 동시에 머스크는 개인자산 1조달러를 넘겨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의 팬들은 그의 과거 업적을 보았을 때 공모가로 스페이스X 주식을 사는 것은 "고민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선택"이라며 열광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두 자릿수의 주가 폭등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스페이스X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하는 물량 비중도 이례적으로 높다.

스페이스X는 전체 공모 물량의 25~30%, 즉 225억~230억달러를 할당한다. 이는 개미들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배정 물량이다. 통상 대형 IPO에서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되는 공모 물량은 5~10%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테슬라가 전체 주주의 약 30%인 개인 투자자들의 화력에 힘입어 주가가 오른 것을 확인한 머스크의 경험칙으로 해석된다.

나스닥은 상장 후 단 15거래일 만에 나스닥100 지수에 조기 편입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승인했다. 반면 S&P500지수는 "신규 편입 기업은 먼저 흑자를 기록해야 한다"는 기존 규칙을 고수, 스페이스X의 조기 편입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과 S&P500지수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벌어질지도 월가에서 주목하는 스페이스X의 영향 중 하나다.

스페이스X는 이처럼 공모 과정에서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사업분야 또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상장 후 실적에 따라 뉴욕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페이스X의 주가 변동성도 클 수 있다. 상장 후 주가가 내려간다면 가장 큰 손실을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가 된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제이 리터 명예교수는 "상장 기업의 약 4분의 1은 상장 후 3년 이내에 주가가 반토막 난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페이스X는 20년 넘는 비상장 기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들로부터 수십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을 포함한 회의론자들은 "쉽게 돈 벌 수 있는 잔치는 이미 끝났다"는 시각도 보인다. 베테랑 펀드 애널리스트인 데이브 나디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이 주식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장 후 몇 주 동안 극심한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머스크는 우리시대의 에디슨"...월가 황제도 무릎 꿇은 '스페이스X'

글로벌 시장 흔드는 스페이스X IPO. /그래픽=김다나
글로벌 시장 흔드는 스페이스X IPO. /그래픽=김다나

지난 4일 저녁 뉴욕 맨해튼의 JP모간 글로벌 본사 51층 대강당.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JP모간 자산관리 부문의 메리 캘러핸 최고경영자(CEO)와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이 나란히 앉은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는 화상으로 연결된 일론 머스크의 얼굴이 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7500억달러(한화 약 2670조 원)의 몸값을 내건 스페이스X의 뉴욕증시 IPO(기업공개) 투자설명회 현장이었다. 이날 행사는 미국 전역 26개 주, 90여개 핵심 자산관리 지점의 전용 스크린으로 생중계돼 3500명이 넘는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다이먼 회장은 "머스크는 우리 시대의 토마스 에디슨"이라며 스페이스X 공모주 투자를 독려하는 전례 없는 전국 단위의 공격적 판촉을 진두지휘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의 수장이 직접 나선 이례적 장면에 월가 금융맨들이 느낀 묘한 이질감은 다이먼 회장과 머스크 사이에 쌓였던 적잖은 앙금 때문이다. JP모간은 2021년 머스크의 '테슬라 상장폐지 트위터' 사건과 관련해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거액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 역시 맞소송으로 받아치면서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양측이 2024년 말 법정 공방을 마무리한 뒤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이먼 회장이 머스크의 '1등 상장 세일즈맨'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자존심과 법정 공방으로 얼룩졌던 관계마저 접어둔 이 장면은 현재 뉴욕 금융시장과 머스크의 테크 제국 사이에서 권력의 무게추가 어디로 기울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 깨져버린 '1% 벽'…미국 IPO 역사상 최저 수수료

화려한 흥행 전야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번 스페이스X IPO에서 머스크가 주관사단에 제시한 수수료 조건은 월가의 오랜 가격결정 관행에 도전한 수준이었다. 월가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는 주관사단에 지급할 수수료율을 '0.75% 미만'으로 제한했다. 인센티브 성과급까지 더해도 전체 수수료가 0.75%를 넘지 못하도록 눌러놓은 것이다.

월가에선 그동안 아무리 대형 딜이라고 해도 최소 1~ 2% 수수료율을 보장받는 것이 관행이었다. 주관사단이 수백명의 IB 인력과 변호사, 회계사를 수개월 동안 투입해 기업 실사를 진행하고 상장 당일 미매각 물량을 자기 자금으로 떠안아야 하는 총액인수 위험수당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였기 때문이다. 인건비와 고도의 자원 투입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수수료율이 1% 밑으로 떨어지면 사실상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상식이었다.

머스크는 이런 불문율에도 뉴욕증시 상장 역사상 가장 '짠물 수수료'를 관철시켰다. 월가 한 관계자는 "하반기 상장을 대기 중인 오픈AI, 앤트로픽 등 다른 AI 기업들도 수수료 후려치기에 나설 명분을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공모가격 결정 과정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과거 어느 기업 IPO 때보다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 짠물 수수료라도 판돈 5억달러, 미래 노다지 눈치싸움

이런 상황에서도 JP모간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대형 IB가 '을(乙)'을 자처하며 줄을 선 이유는 일단 절대 액수의 유혹이다. 수수료율은 0.75% 미만으로 처참하지만 전체 공모 규모가 750억달러(한화 약 11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딜이다 보니 주관사단 전체가 챙기는 수수료 총액이 5억달러(약 7500억원)에 달한다. 비율은 낮아도 판돈이 워낙 커서 당장 실적 굶주림에 시달리는 월가 IB로선 외면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자국 내 상장 당시에도 월가는 0.25%라는 극단적인 짠물 수수료를 감내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아람코는 사우디 왕실의 국유화 자산이었기 때문에 상장 이후 월가 IB들이 추가로 노릴 게 없는 '일회성 잔치'에 그쳤다. 스페이스X는 다르다. 이번 IPO 주관을 따내야 향후 테슬라의 대규모 유상증자, xAI의 추가 펀딩, 스타링크 인적분할 및 상장 같은 예약된 딜에서 배제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딜에서 눈밖에 나면 머스크 제국의 미래 생태계에서 영원히 퇴출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월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스페이스X IPO는 초유의 우주·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의 증시 입성을 두고 월가의 전통적인 금융권력 역학구도가 뒤집혔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9일 마감된 스페이스X 공모 청약에서는 목표액의 3배가 훌쩍 넘는 2500억달러(약 380조원)의 수요가 몰렸다. 미국 증시 사상 최고액이다.

구내식당 직원도 1500억 대박?…"스페이스X 믿은 4천명 백만장자 된다"

[보카치카=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주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차세대 메가 로켓 '스타십 V3'가 12번째 시험 발사되고 있다. 총길이 124m에 달하는 차세대 모델 'V3'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2026.05.23. /사진=민경찬
[보카치카=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주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의 차세대 메가 로켓 '스타십 V3'가 12번째 시험 발사되고 있다. 총길이 124m에 달하는 차세대 모델 'V3'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2026.05.23. /사진=민경찬

일론 머스크의 우주 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임직원 수천명이 한꺼번에 백만장자 대열에 오르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날 NYT는 투자 플랫폼(힐 닷컴)의 분석을 인용, 4400명 이상의 전현직 스페이스X 직원들이 이번 상장으로 백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중 약 400명은 주식 보상으로 1억달러(약 1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기업 상장의 경우 창립자들만 억만장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수천명의 직원이 동시에 거액의 차익을 보게된 것이다. 직원들은 엔지니어부터 구내식당 직원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보상 체계의 일환으로 스톡옵션 등 지분 보상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힐 닷컴의 앤드류 벤슨 최고경영자(CEO)는 "1억달러라는 그 기준에 400명이 있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여기서 만들어지고 있는 엄청난 부를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회사의 직원은 2만2000명으로 이미 회사를 떠난 직원도 수년간 수백명에 달한다. 하지만 모든 스페이스X 전현직 직원이 자사주를 보유한 것은 아니다. 일부는 회사가 절대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주식을 미리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일론 머스크가 상장하게 되면 몇 달마다 주주들에게 주요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왔기 때문이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초기 스페이스X 직원들이 자신의 주식을 '칠리스'와 같은 레스토랑 기프트 카드로 바꿨다는 소문이 돌았다. 여러 스페이스X 직원들에 따르면 해당 직원들은 큰 후회에 사로잡혔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번 상장으로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선 직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새로운 백만장자들의 자금 유입 기대감으로 스페이스X 발사시설 '스타베이스' 인근 텍사스주 브라운즈빌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한층 고조되는 모양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한나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이스X는 현금보다 지분 중심으로 직원들에게 보상해 왔기 때문에 그동안 상당수 자산이 현금화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상장 이후 대규모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고급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조금만 증가해도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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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송 기자

안녕하세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씁니다. 고견 감사히 듣겠습니다.

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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