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남자친구의 지독한 스토킹.'
2025년 7월28일 오후 3시쯤.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른 이른바 '울산 주차장 흉기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전 남자친구 장형준(34)은 피해 여성 A씨를 무차별 공격했고, A씨는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중태에 빠져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사건은 스토킹 범죄가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과 피해자 보호 제도의 한계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동시에 범인의 도주를 막은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이 빛난 사건으로도 기억된다.
사건의 시작은 약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5년 7월 3일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장형준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는 약 1시간 30분 동안 A씨를 집에 감금한 채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했으며, 머리채를 잡거나 차량 열쇠를 바다에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다.
하지만 A씨가 보복을 우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서 당시 사건은 경고 조치로 마무리됐다.
이후 장형준의 집착은 더욱 심해졌다. 그는 A씨의 집 주변을 배회하는 등 스토킹을 이어갔고 첫 신고 이후 불과 엿새 동안 전화 168차례와 문자메시지 약 400통을 보냈다.
결국 A씨는 7월 9일 장형준이 집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며 두 번째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100m 이내 접근금지와 통신금지 긴급응급조치를 시행했고, 7월 14일에는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을 포함한 1~3호 잠정조치 결정을 받아냈다.
법적 보호조치가 내려졌지만 장형준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그는 범행 전 병원 주차장을 다섯 차례 찾아 도주로 등을 확인했고, 범행 당일에는 차 안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으로 '여자친구 살해', '강남 의대생 여자친구 살인사건', '우발적 살인 형량' 등을 검색했다.
7월 28일 사건 당일 오후, 직장에서 나온 A씨를 발견한 장형준은 곧바로 흉기를 꺼내 목과 가슴, 복부 등 급소를 40여 차례 찔렀다.
범행 직후 그는 미리 주차해 둔 경차를 타고 달아나려 했지만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 시민들은 소화기를 차량으로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며 도주를 저지했고, 장형준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벗어나지 못한 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의 중대성과 잔혹성,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장형준의 신상을 공개했다. 살인미수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로, 스토킹과 교제폭력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보여준 상징적인 결정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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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준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7월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에서는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계획범죄는 아니었다",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석에서 무릎을 꿇는 등 돌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5년 12월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홍)는 장형준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8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장형준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뒤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실행한 점을 보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반적인 살인미수 사건과 비교해도 형량이 높은 편이지만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정신적 피해 역시 막대하다"고 밝혔다.
장형준은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양형 변화없이 확정된다면 그는 2047년 7월29일 만 55세 나이에 만기 출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