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클린 스쿨-마약 없는 학교⑥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 인터뷰

"왜 청소년들이 마약에 노출이 됐는지, 특히 여학생들의 비율이 왜 높아졌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초대 원장을 지낸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 마약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확한 실태와 유입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국내 최초로 소변에서 필로폰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한 법과학·마약분석 분야 권위자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국내외 마약 정책과 분석 체계를 연구해왔다.
정 교수는 "국내에는 청소년 마약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마땅치 않다"며 "마약류 사범 데이터뿐만 아니라 실제 학교 현장에서 데이터를 모아 역학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이미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마약류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적발된 마약류 사범 8796명 가운데 15세 미만은 2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16명보다 62.5% 늘었다.
정 교수는 "아이돌을 보면서 '살이 찌면 안 된다', '다이어트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이른바 '나비약'이라 불리는 식욕 억제제 오남용 문제가 확산한 것"이라며 "일부 학생들은 성적 향상을 목적으로 ADHD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약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과 낮은 경계심을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온라인 문화에 친숙한 청소년들이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데다 가상화폐가 등장하면서 익명성까지 보장된다"며 "이른바 '마약 배게'와 '마약 김밥' 등 표현도 마약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드러그(Designer Drug)라 불리는 새로운 합성마약의 등장도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정 교수는 "디자이너들이 옷을 디자인하듯 생산자들은 (성분 등을) 조금씩 고쳐 전혀 다른 물질을 만든다"며 "그 독성과 성분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청소년기 약물 오남용은 성인보다 더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 교수는 "우리 뇌가 완전히 성장이 멈추고 완성이 되는 시기는 25세 정도"라며 "그 전에 마약 등 약물을 오남용하게 되면 뇌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회복도 굉장히 늦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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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마약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으로는 맞춤형 예방교육을 꼽았다. 그는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는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려면 초·중·고 학생들 각자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약류 사범은 재범률이 높은 만큼 재활과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마약 문제의 커다란 두 개의 틀은 '처벌·단속'을 통한 공급 억제와 '치료·재활'을 통한 수요 억제가 있다"며 "두 개의 시스템이 같이 갈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