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재직 시절 2년 넘게 연구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아 정직 처분을 받은 이정현 서울고검 검사장이 법무부의 정직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20일 이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검사장은 2022년 5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이 검사장은 2022년 8월 법무연수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법적 쟁점'에 관한 연구과제를 부여받았으나 기한 연장 신청 없이 제출 기한 1년을 넘기도록 연구 결과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2023년 10월 법무연수원으로부터 연구 기간 및 절차 준수 취지의 안내를 받았고 같은 해 11월 법무연수원장으로부터 그해 12월31일까지 연구 결과를 제출하란 요청을 받았음에도 연구 결과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검찰청은 2024년 12월 이 검사장에 대한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했다.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는 지난해 4월 이 검사장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단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고 같은 해 5월 이주호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를 승인했다.
이에 불복한 이 검사장은 지난해 5월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를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해 1, 2심에서 모두 기각됐다.
이 검사장 측은 해당 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자신에게 징계 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직무상 의무 위반이 없었으며 과제를 제출하지 않은 행위가 국가나 법무부 위신을 추락시키는 행동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검사장이 검사로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해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는 (법무부의)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검사장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했으나 여러 차례 법무연수원이 과제를 제출하라는 요청했음에도 어떤 결과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행위는 검찰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해 검사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무연수원 운영 규정상 연구과제 기간을 '과제를 부여받은 날로부터 1년'으로 정하고 있고 법무연수원장 승인을 얻어 2개월 이내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는 점 △이같은 규정이 법무연구원 연구위원에게 부과된 기본적이고 주된 직무인 '연구'에 대해 정하고 있다는 점 △이 검사장이 법무연수원장으로부터 명시적·묵시적으로 연구기간 연장을 승인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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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법무부의 정직 처분이 징계양정을 벗어나지 않은 적법한 징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검사장은) 연구과제 부여일로부터 2년 8개월이 지나 처분받은 시점까지 연구 수행계획서 외에 연구 활동을 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향후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 및 검찰 조직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 등 공익상 필요가 크다"고 했다.
한편 이 검사장은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재직 시절 검사장이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한 의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 전 기자는 기소됐으나 2023년 1월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