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당대회 당선을 대가로 김건희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클러치백) 구입과 전달 과정에서 전혀 관여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열린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아내가 클러치백을 구입해 전달한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이 밖에 김 의원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질문에 증언을 모두 거부했다.
그러자 특검팀은 부인 이모씨가 김 여사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를 재판에서 공개했다. 해당 편지 내용에는 "영부인님 감사드립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대통령님과 영부인께서 곁에 계셔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맡겨진 날동안 총선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내조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해당 편지에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라는 노란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는데, 김 여사 자택을 압수하며 발견한 수많은 선물 중 포스트잇이 발견된 건 해당 선물이 유일하다"며 "제3자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표시하려고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로 기재된 포스트잇을 붙였던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김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자 재판부에서 직접 김 의원에게 물었고, 김 의원은 "당시 울산 붕괴사고 현장에 있었는데 이번 사건 언론 보도가 났다"며 "이후 부인에게 물었더니 '예의 차원에서 한 것'이라길래 제가 그걸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본인 모르게 선물을 한 것인데 더 추궁하지 않았나. 부인들끼리 선물 주고받은 것 이정도 괜찮나"라고 묻자 김 의원은 "벌써 40년 세월을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당신 이렇게 했냐 저렇게 했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이 담긴 상자와 가방 감정결과 지문이나 유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김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선 직후 같은해 3월17일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1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 측은 부인이 선물을 제공할 때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부인 이씨는 선물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청탁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