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김태호 경기북부경찰청 남양주북부경찰서 범죄예방계 범죄예방진단 전문관

"미흡한 부분을 보면 고쳐야 하는 성격입니다. 범죄예방 방법을 고민하고 실제로 개선하는 지금 일이 재미있고 보람 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남양주북부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김태호 경위(49)는 18년째 범죄예방 업무를 맡고 있다. 범죄가 발생하기 전 지역의 위험 요소를 미리 찾아 개선하는 게 주업무다. 타부서에 비해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주민의 일상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김 경위는 방범시설을 확충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데 주력해 왔다. 김 경위가 가장 보람 있는 성과로 꼽은 것은 남양주시의 건축 조례 개정이다. 공동주택 저층부에 개폐형 방범창 설치를 확대하기 위해 직접 시의회를 설득했다.
계기는 2022년 남양주 별내동에서 실시한 현장 조사였다. 김 경위가 다가구주택 71동을 살펴본 결과 80% 이상은 지상 1층 이하에 방범창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당시 남양주에는 왕숙신도시와 진접2지구 등 대규모 주택 개발이 추진되고 있었지만 신축 건물에도 방범창 설치를 의무화하는 규정은 없었다.
국토교통부의 '범죄예방 건축 기준 고시'도 세대 창문의 방범시설 설치를 권장할 뿐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았다. 김 경위는 기존 건물뿐 아니라 새로 들어서는 주택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초임 시절 범죄예방 교육에서 접했던 2005년 '인천 여고생 강간 살인'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20대 피의자는 방범창이 없는 단독주택 창문으로 침입해 범행했다.
김 경위는 "당시 피의자가 침입하기 쉽다고 판단해 범행 장소를 선택했다는 진술을 교육에서 들었다"며 "오래전 사건인데도 비슷한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위험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기에 어떻게든 시의원들을 설득해 설치 기준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김 경위의 다짐은 결국 조례 개정으로 이어졌다. 여러 차례 남양주시의회를 찾아 설득한 끝에 2023년 6월 전국 최초로 다가구주택·공동주택·준주택 신축 시 지상 1층 이하 세대에 방범창 등 범죄 예방시설을 설치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마련됐다. 방범창은 외부 침입을 막되 위급할 때는 내부에서 열고 탈출할 수 있는 개폐형 구조로 규정했다.
조례가 현장에 적용되도록 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김 경위는 건축 행정 시스템 '세움터'에서 설계 사무소가 제출한 도면을 일일이 확인하고, 방범창 설치 기준을 반영해야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남양주 왕숙지구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총 101차례에 걸쳐 개폐형 방범창 설치 등 개선 방안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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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 바꾸고 안심등 달고…주민 안전 위한 묵묵한 변화

김 경위는 "우리 부서의 역할은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들의 불안을 덜어주는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개선돼서 정말 좋다',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엔 전국 최초로 버스정류장 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남양주시 도로조명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도 이끌었다. 한국산업표준상 C급으로 운영되던 정류장 조명이 체감상 어둡다는 점에 주목했다. 산지가 많고 신도시 개발이 진행 중인 남양주에서는 밤이면 정류장 주변이 어두워져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고 보고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밖에 어두운 골목길에 태양광을 활용한 '솔라 안심등' 설치도 추진했다. 일반 가로등 설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주민들의 범죄 불안을 덜기 위한 대안이었다.
김 경위는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지역의 문제를 찾아 개선하고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범죄 예방과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를 살피고 개선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