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화 가치가 100엔당 84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엔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소비 규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일본관광청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은 2938억엔(약 2조4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8% 늘어난 규모다.
1인당 지출액도 늘었다. 올해 3분기 한국인 관광객의 1인당 소비액은 11만3959엔(약 9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증가했다.
JNTO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26만27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늘었다. 1~9월 누적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945만9600명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2.2%를 차지했다. 올해도 방문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1000만명 돌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 규모도 커졌다. 일본관광청의 분기별 통계를 합산하면 올해 1~9월 한국인의 일본 내 여행 소비액은 8700억엔대다. 100엔당 842원 환율을 적용하면 7조3000억원에 달한다.
분기별로 보면 1인당 소비액은 올해 1분기 10만4155엔(약 87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감소했다. 2분기에도 9만9542엔(약 83만8000원)으로 2.3% 줄었다.
그러나 3분기에는 11만3959엔으로 13.4% 증가하며 반등했다. 방문객 수 증가에 더해 1인당 지출까지 늘면서 전체 소비액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본 여행 소비 증가를 엔저 효과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타우라 야스노리 JNTO 서울사무소장은 "방일객 수와 여행 소비액에는 환율뿐 아니라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 증가, 항공 노선 확대, 재방문 수요, 체류 일수, 일본 국내 물가, 여행객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의 쇼핑 품목에서는 반복 구매 경향이 나타난다. 주요 구매 품목은 과자류(83.4%), 주류(37.3%), 의약품(37.1%), 식품·음료(33.9%), 의류(28.5%) 순이었다.
타우라 소장은 "특별히 희귀한 상품을 구매하기보다는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선호 상품이나 브랜드가 있다"며 "여행지에서의 일상 자체를 즐기는 재방문 여행객의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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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NTO는 한국인의 일본 여행 증가 배경으로 항공 접근성 개선과 높은 재방문 수요를 꼽았다. 타우라 소장은 "환율은 여행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며 "한국 여행객들이 오직 환율만을 이유로 일본을 찾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JNTO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방일객의 약 84%가 재방문객이었다. 절반가량은 일본을 네 차례 이상 방문했으며 직전 방문 시점이 1년 이내인 여행객도 50.2%에 달했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를 찾는 한국인 재방문객도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지방에서 숙박한 한국인 관광객의 비중도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