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회장님이 아이돌 춤을?…재미와 위법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재벌 회장님이 아이돌 춤을?…재미와 위법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민수정 기자, 신홍규 기자
2026.11.0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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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엠지]<18> AI 콘텐츠에 열광하는 MZ

[편집자주]  요즘 애들'이라는 말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MZ세대의 '지금'은 어떨지, '오'늘의 '엠지'세대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까요.
(위) 그룹 'A20 LITE'가 NEON(네온) 안무를 추고 있는 모습. (아래)한 창작자는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이용해 영화 '올드보이' 출연진들이 네온 안무를 추는 것 처럼 만들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위) 그룹 'A20 LITE'가 NEON(네온) 안무를 추고 있는 모습. (아래)한 창작자는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이용해 영화 '올드보이' 출연진들이 네온 안무를 추는 것 처럼 만들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아이돌의 춤을 유명 기업인이 추고, 평범한 직장인이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된다. 최근 AI(인공지능)로 아이돌 그룹의 안무 영상에 다른 얼굴을 합성한 영상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휩쓸고 있다. AI 활용에 익숙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다만 AI 합성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타인의 초상권 침해와 딥페이크 범죄 악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유튜브에 따르면 신인 아이돌 그룹 'A20 LITE(에이투오 라이트)'의 데뷔곡 '네온(NEON)' 공식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조회수 3000만회를 넘어섰다. 특히 멤버 '시리'와 '아이찡'이 격렬한 안무를 선보이는 도입부가 화제를 모았다.

SNS에서는 해당 장면에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유명인들도 유행에 가세했다. 방송인 정준하가 박명수와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올린 네온 안무 영상은 지난달 3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약 346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AI를 활용한 패러디는 이뿐만이 아니다. 집단 군무로 화제가 된 프랑스 출신 프로듀서 제너레이션(Gener8ion)의 '스톰2(STORMⅡ)' 뮤직비디오를 재현하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래를 열창하는 모습을 연출한 영상도 등장했다.

현실에서 하기 어려운 행동을 AI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복잡한 촬영이나 편집없이 비교적 손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빠르게 관련 영상이 확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일부 시민들은 더 다양한 AI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유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의향도 있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씨(35)는 "온라인에서 AI 영상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며 "현실에서는 추지 못하는 춤도 AI를 이용하면 내가 직접 추는 것처럼 만들 수 있어 호기심에 제작했다"고 말했다. 20대 김모씨는 "이번에는 무료로 만들었지만 앞으로 더 제작하게 된다면 이용을 구매할 생각도 있다"며 "지하철 외벽에 휴대전화를 붙이고 달려가는 모습을 촬영한 듯한 영상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AI 합성, 젊은 층 놀이문화로…초상권·딥페이크 우려도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처럼 AI 합성 영상 확산의 중심에는 다른 연령층보다 AI 활용 경험이 많은 2030세대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생성형 AI 이용 경험률은 20대 75.3%, 30대 71.1%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인 44.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AI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영상 제작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타인의 얼굴을 동의 없이 사용해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딥페이크 범죄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만난 김성준씨(21)는 "AI로 만든 영상을 보면 기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딥페이크로 악용될 위험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학생 하희연씨도 "과거에는 딥페이크가 사회적 논란이 됐을 텐데 이제는 하나의 유행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실제 AI로 제작된 불법 합성물 피해도 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합성·편집물 관련 피해는 1616건으로 전년보다 약 17%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유명인들이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가 무단으로 이용되는 걸 막기 위해 상표권 확보에 나서는 사례도 등장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지식재산처 국정감사에서는 유명인의 사진이나 음성을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특정 인물을 연상시키는 콘텐츠를 규율할 명확한 법적 기준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지식재산처는 부정경쟁방지법에 퍼블리시티권 침해 관련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퍼블리시티권은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 등 개인의 식별 가능한 특징이 무단으로 상업적 이용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받을 권리를 뜻한다. 지식재산처는 관련 위반행위를 특별사법경찰의 직무 범위에 포함하는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재미를 목적으로 제작한 AI 합성 영상이라도 저작권이나 초상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비영리 목적으로 제작한 경우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할 여지도 있어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애란 한국저작권위원회 변호사는 "비영리 목적으로 저작물을 활용했다면 공정이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지만, 저작권 침해나 초상권 침해 등 법적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명인의 얼굴을 영리 목적으로 활용했다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재미로 제작한 콘텐츠라도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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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민수정입니다.

신홍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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