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 둘. 오재원(27)이 상대 투수들을 괴롭힌 투구수다. 이날 6명의 롯데 투수들이 던진 총 투구수는 151개. 이 중 22.2%의 투구수를 오재원 한 명이 뽑아냈다.
오재원이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6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오재원은 이날 9회 마지막 한 차례 타석을 제외하고 전부 출루하며 맹활약했다. 2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사구 2볼넷.
오재원은 1회 공 7개 만에 볼넷, 3회에는 공 5개 만에 볼넷, 5회에는 공 4개 만에 사구를 얻어 출루했다.
이어 팀이 2-4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7회 1사 1,2루. 앞서 3연속 출루했던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바뀐 투수 강영식. 오재원은 역시나 또 끈질긴 승부를 펼친다. 그리고 제 8구째. 오재원이 방망이를 퍼올린다. 이 공은 전진 수비를 펼치던 롯데 외야진 키를 훌쩍 넘겨 펜스까지 굴러간다. 주자 싹쓸이 2타점 3루타. 팀이 6-2로 달아났다. 3루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쥔 오재원. 사실상의 쐐기타였다.

공격 뿐이 아니었다. 그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팀 동료인 선발 이용찬이 크게 흔들리던 3회 1사 1루. 오재원은 박종윤의 중견수 쪽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았다. 다시 일어나 정상적으로 송구하기가 어려운 상황. 그런데 여기서 나온 글러브 토스. 이 공은 절묘하게 유격수 글러브로 들어갔고, 김재호는 재빨리 1루로 던지며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팀을 구원하는 호수비였다.
이날 만점 활약을 펼친 오재원은 3차전 경기 MVP로 선정됐다. 상금 100만 원과 100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은 덤이었다.
오재원은 경기 후 호수비 장면에 대해 "나름 준비를 했다. 수비 시프트를 왼쪽으로 잡고 갔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타구가 왔다. 그 자세(글러브 토스)밖에 안 나왔다"며 "잠실이었으면 함성이 나왔을텐데 안 나왔다"며 살짝 아쉬워했다.
이어 "양승호 감독님께 감사하다. 내 캐릭터를 잡아 주셨다"며 농담을 던졌다. 양 감독은 미디어데이 때 오재원을 두고 가장 미쳐서는 안 될 두산 선수로 경계했었다.
오재원은 또 "처음에는 2번 타순인 줄 알았다. 하지만 6번이었다. 평소보다 1회 늦게 들어가 여유가 있어 공을 끝까지 골랐다. 그러면서 밸런스도 맞기 시작했다. 자신있게 방망이를 스윙했는데 중심에 맞았다"며 타격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그는 "본의 아니게 좋은 수비가 나왔다. 그 수비 이후 2010년이 생각났다"며 저로 인해 선수들이 단결하게 된 계기가 돼 기쁘다. 오늘 이겼으니 이제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4차전이 기대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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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결국 오재원의 활약을 앞세워 이날 롯데에 7-2로 승리, 2연패 후 벼랑 끝에서 탈줄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2패가 됐다. 과연 오재원의 이번 신호탄이 2년 전 준플레이오프처럼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인가. 두산 팬들은 기대하고 있고, 롯데 팬들은 긴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