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 "다 때리긴 어려워" vs 안혜진 "안 듣겠다. 내 갈 길 간다"... 장충의 봄 깨운 '코믹 케미' [장충 현장]

실바 "다 때리긴 어려워" vs 안혜진 "안 듣겠다. 내 갈 길 간다"... 장충의 봄 깨운 '코믹 케미' [장충 현장]

장충=박재호 기자
2026.03.25 04:50
GS칼텍스는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홈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승리했다. 에이스 지젤 실바는 42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 세터 안혜진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실바의 활약을 뒷받침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실바와 안혜진은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며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지젤 실바(왼쪽)와 안혜진이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 승리 후 기자회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지젤 실바(왼쪽)와 안혜진이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 승리 후 기자회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무려 42득점을 폭발시킨 에이스 지젤 실바(35)와 노련한 경기 운영을 뽐낸 세터 안혜진(28). 이 둘이 GS칼텍스의 승리를 합작했다.

GS칼텍스는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PO) 홈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5-19 21-25 25-18 25-23)으로 승리했다.

5시즌 만에 봄배구를 만끽한 GS칼텍스는 한 계단 더 높이 올라섰다. 오는 26일 수원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를 치른다.

승리 일등 공신은 '또' 실바였다. 그는 4세트 동안 무려 42득점에 격 성공률 59.15%를 뽐내며 GS칼텍스를 PO로 이끌었다. 완벽한 조력자도 있었다. 2세트 중반부터 나온 세터 안혜진은 관록 있는 경기 운영으로 실바의 화력을 확실하게 뒷받침했다.

경기 후 실바와 안혜진은 기자회견에 나란히 참석했다. 단판 승부의 압박감 속 승리한 둘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안혜진은 "단판 승부라 부담이 없진 않았지만, 선수들이 다 같이 잘 이겨냈다"며 "약 5년 만에 장충에서 치르는 봄 배구라 설레기도 했고 경기를 즐기려 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실바도 "세 시즌 만에 봄 배구에 나서게 돼 굉장히 행복하다"며 "훈련 때부터 우리의 준비가 철저하다는 것을 느꼈고, 어려운 순간에도 팀의 목표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승리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GS칼텍스 아포짓 스파이커 실바가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PO)에서 공격 성공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GS칼텍스 아포짓 스파이커 실바가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PO)에서 공격 성공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웜업존에서 출발했던 안혜진은 투입을 앞두고 어떤 구상을 했냐는 질문에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냈다. 그는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단순히 '공격수가 예쁘게 잘 때릴 수 있게 하자'는 생각만 했다"며 "공격수가 잘 때려야 팀이 잘 풀리기 마련인데, 단순한 생각과 실바의 활약이 맞물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웃었다.

점프 토스 타이밍에 변화를 주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무리하게 점프 토스를 하기보다는, 낙구 지점에 빨리 서서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올려주는 것을 최근 해답으로 찾았다"고 덧붙였다.

실바는 높은 공격 점유율과 통증에 대한 우려에도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가 있고, 내 역할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통증이 있든 없든 코트 안에서는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 동료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코트에서 결코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바(왼쪽)와 이영택 감독. /사진=뉴시스
실바(왼쪽)와 이영택 감독. /사진=뉴시스

특히 2세트부터 교체 투입되어 자신의 부담을 덜어준 레이나에 대해 "다른 쪽에서 득점이 나오면 상대 블로킹이 양분돼 한결 수월해진다. 오늘 레이나가 자기 몫을 확실히 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50%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에 대해선 재치 있는 답변으로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실바는 "코트에서 쉬는 걸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 볼을 다 때리고 싶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솔직히 답했다. 이어 현재 몸 상태에 대해 "So... It's okay. I'm fine(그저 그렇지만 괜찮다). 기사에는 'Fine(괜찮다)'라고 적어달라"며 웃었다.

안혜진도 '모든 공을 때리고 싶진 않다'는 실바의 말에 유쾌한 반격을 날렸다. 안혜진은 "경기에 맞게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빨리 찾아 정확하게 올려주는 게 내 역할"이라면서도 "(실바의) 이런 얘기는 듣지 않겠다. 나는 내 갈 길을 가겠다"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이제 시선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를 향한다. 실바는 상대 전적의 열세를 딛고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현대건설은 수비력이 좋고 나에 대한 분석을 아주 열심히 하는 팀"이라며 "상대가 블로킹을 잡으려고 엄청나게 달려드는 것을 알지만, 뚫고 지나가거나 블로킹을 이용해 쳐내는 등 내 갈 길을 가겠다"고 결의를 보였다.

승리 후 기념촬영하는 GS칼텍스 선수들. /사진=뉴시스
승리 후 기념촬영하는 GS칼텍스 선수들. /사진=뉴시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