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도 허락받고 찍던 막내, V4 이끌고 韓 스포츠 트레이닝 위상 바꾸다 "부상 선수 오랫동안 뛸 때 보람 느껴" [인터뷰]

MRI도 허락받고 찍던 막내, V4 이끌고 韓 스포츠 트레이닝 위상 바꾸다 "부상 선수 오랫동안 뛸 때 보람 느껴"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4.01 06:20
김용일 LG 트윈스 1군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한국 스포츠 트레이닝 파트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89년 MBC 청룡에 막내 트레이너로 입단했을 당시 트레이닝 파트가 주목받지 못하고 MRI 촬영조차 어려웠던 시절을 회고했다. 김 코치는 선수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부상 예방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트레이닝 파트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고, LG가 트레이닝 파트에 공을 들여 2023년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LG 승리기원 시구를 한 후 두팔을 번쩍 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LG 승리기원 시구를 한 후 두팔을 번쩍 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용일(60) LG 트윈스 1군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한국 스포츠 트레이닝 파트 위상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9년 김용일 코치가 LG 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에 막내 트레이너로 입단한 당시만 해도 트레이닝 파트는 역할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트레이닝 코치라는 용어가 보편화된 것도 이제 겨우 20년 남짓이다. 김용일 코치는 지난달 28일 LG와 KT의 잠실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 트레이너들은 정말 하찮은 일부터 했다. 또 예전에는 자기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으려면 보고서를 작성하고 단장님의 도장까지 찍어야 찍을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로부터 37년이 흐른 현재, 트레이닝 파트는 직접 펑고를 치고 선수들을 육성하는 현장 코치들 못지않은 위상을 지닌다. 스포츠 과학의 발달로 몸 쓰는 훈련법이 발전했고,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부상 위험도 커졌다.

그 과정에서 피로 해소와 휴식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김용일 코치는 "지금은 시대가 바뀌면서 선수들의 몸값이 수백 억원이다. 그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게 뛰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선수와 구단들도 부상 예방 관리 트레이닝과 컨디셔닝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다. 그러면서 우리들에 대한 시선도 예전보다는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트레이닝 파트에 공을 들인 대표적인 팀이 LG였다. LG는 신바람 야구의 정점이던 1994년 두 번째 우승 후 암흑기를 겪었다. 우승을 위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트레이닝 파트에 주목했다. 그 사이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LA 다저스를 거친 김용일 코치가 2020년 복귀하면서 LG도 본격적인 강팀의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시구자로 내정된 LG  김용일 코치가 개막식 행사에서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도열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시구자로 내정된 LG 김용일 코치가 개막식 행사에서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도열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특히 2023년 부임한 염경엽(58) LG 감독은 꾸준히 트레이닝 파트의 역할을 조명했다. 선수단 관리에서 트레이닝 파트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2번의 우승을 통해 그 말을 입증했다. 그리고 올해 개막전에서는 김용일 코치가 트레이닝 파트의 대표로 시구를 맡았다.

김용일 코치는 "개막전은 워낙 의미가 있는 날이라 처음 시구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한 팀에서 4번의 우승(1990년, 1994년, 2023년, 2025년)을 같이했다는 건 내게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라고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어 "그동안 LG가 암흑기로 불리는 시절도 있었기 때문에 2023년 우승이 가장 감동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대학까지 양궁을 하던 그가 처음 야구단에 몸을 담았을 때만 해도 트레이너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매뉴얼이 없었다. 그러나 김용일 코치와 수많은 트레이너의 노력으로 이제는 경기 전후 관리뿐 아니라 선수별 시즌 계획을 세우는 데도 트레이닝 파트가 비중 있게 관여한다.

김용일 코치는 "LG는 트레이닝 파트를 다른 코치들과 동등하게 대해주는 팀"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내며 "선수들을 피로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공 개수, 연투 횟수, 구속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선수들이 한 경기에 80%의 힘으로 몇 번을 뛰는지, 매 타석 타구 속도가 어떤지 등 다 종합해서 판단한다. 이런 데이터적인 부분을 선수 별로 갖고 있고, 그 부분을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우리들에 대한 대우도 좋아졌다는 걸 느낀다"고 설명했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kt 김현수를 상대로 LG 승리기원 시구를 한 후 포수 박동원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kt 김현수를 상대로 LG 승리기원 시구를 한 후 포수 박동원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부상을 딛고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과 그들의 감사 인사는 트레이닝 파트에는 보람이고 자부심이다. 김용일 코치는 그렇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차동철(63) 한국골프과학기술대학교 야구부 감독과 봉중근(46) SSG 랜더스 퓨처스 투수코치, 임찬규(34)를 꼽았다.

김 코치는 특히 임찬규에 대해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던 선수다. 임찬규가 워낙 말을 잘하고 활발해서 날라리 같다는 평가도 많은 걸로 안다. 하지만 시즌 중 쉬는 날에도 보강 운동과 트레이닝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왔던 선수"라고 떠올렸다.

휴식과 회복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여전히 보강 운동에 대해서는 쉽게 지나치는 선수들이 있다. 이에 김 코치는 "보강 운동은 퍼포먼스를 내는 구조물의 관절을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들어, 보조 역할을 잘할 수 있게 한다고 보면 된다.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고 회전이 많은 부위의 근육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는 보강 운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임찬규는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였다. 김 코치는 "트레이닝이 먼저냐, 보강 운동이 먼저냐 묻는다면 보강 운동이 더 우선되는 게 맞다. 항상 운동하기 전 몸을 예열하고 트레이닝하듯이 보강 운동의 중요성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선수들을 (억지로) 끌고 가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 스스로 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임찬규 같은 선수가 계속 생기는 게 우리에겐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칭찬했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 임찬규가 1회초 3실점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 임찬규가 1회초 3실점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어느덧 야구계에 들어온 지 4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김 코치에게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코치님 덕분에 부상 없이 한 시즌 잘 보냈습니다"였다. 김 코치는 "(임)찬규도 그렇고 부상이 있던 선수들이 한 시즌 문제없이 지내면 그만큼 보람 있고 고마운 것이 없다. 선수들이 '코치님 덕분에 큰 부상 없이 한 시즌 잘 치렀습니다'라고 하면 나도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고마움을 나타내는 건 선수들뿐 아니다. 김 코치가 트레이닝 파트의 중요성과 위상을 높이면서 선수의 꿈을 접은 후배들에게는 또 하나의 길이 열렸다.

이에 김 코치는 "스포츠에서 기술 코치도 중요하지만, 요즘 시대는 좋은 퍼포먼스의 바탕이 되는 부상 관리나 트레이닝의 역할도 커졌다. 우리 일이 외부적으로 많이 노출은 안 되지만, 분명히 선수들의 발전과 경기력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관리한 선수들이 잘하고, 또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갈 때 느끼는 감동과 보람이 분명히 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우리 후배들도 잘 준비해서 앞으로 이쪽에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kt 김현수를 상대로 LG 승리기원 시구를 한 후 포수 박동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공식 개막전 LG 트윈스 대 KT 위즈 경기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kt 김현수를 상대로 LG 승리기원 시구를 한 후 포수 박동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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