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시환이 득점권에서 한두 번만 쳐줬다면....'
한화 이글스 팬이라면 이런 생각을 했을 법하다. 한화는 지난 달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4-9로 져 개막 2연승 뒤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노시환(26)은 이날도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팀이 부여한 해결사 임무를 해낼 기회는 많았다. 1회 1사 1, 3루, 3회 2사 2루, 5회 2사 1, 2루, 7회 2사 1, 2루.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주자가 2루 이상에 있는 득점권 찬스였다. 그러나 결과는 4타석 모두 삼진.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역시 삼진으로 물러났다.

5타석 5타수 5삼진. 2026 KBO 연감에 따르면 역대 한 경기 최다 삼진 타이 기록이다. 앞서 1985년 김무종(당시 해태)을 시작으로 지난해 김영웅(삼성)까지 한 경기 5삼진은 총 22번 나왔다. 노시환 개인으로서도 2025년 6월 28일 인천 SSG전 4삼진을 넘어서는 신기록이었다.
올 시즌 개막 후 노시환의 성적은 3경기 16타석 15타수 3안타(타율 0.200) 1타점 1볼넷. 삼진은 8개로 10개 구단 전체 타자 가운데 1위다.
홈런타자라면 대체로 삼진도 따라오게 마련. 그러나 아쉬운 건 득점권에서 삼진이 유독 많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총 11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1타점을 올리면서 삼진은 6개나 당했다.
상대팀이 노시환의 약점을 간파해 특정 구종을 집중한 것도 아니다. 삼진 8개 중 직구는 3개, 나머지는 모두 변화구였다. 특히 31일 KT전에선 5개의 삼진에 구종이 모두 달랐다. 8개의 삼진을 당한 마지막 공이 모두 루킹이 아닌 헛스윙인 것도 눈에 띈다.

노시환은 한화 타선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타자다. 2019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7년간 124개의 홈런을 때렸다. 2023년에는 홈런(31개)와 타점(101개) 2관왕에 오르며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 떠올랐다. 그래서 한화는 지난 시즌 후 그에게 11년간 최대 307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비FA(프리 에이전트) 계약을 안겼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31일 KT전을 앞두고 "(노)시환이 처음보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 강백호와 같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좋을 것"이라고 여전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제 개막 후 3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노시환이 과연 4번타자와 307억 거물의 자존심을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