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시 땡 하자마자 집 앞으로 오신 걸 보고 정말 놀랐어요. 그렇게까지 간절하게 저를 원하실 줄은 몰랐거든요."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32)이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전주원 신임 감독의 자정 급습이었다. 그만큼 우리은행은 강이슬 영입이 간절했다.
강이슬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감독님께서 정확히 5월 1일 0시에 찾아오셨다. 제 주소가 노출된 것 같았다"라며 웃더니 "전주원 감독님과 미팅으로 마음이 굳어진 것 같다. 감독님이 저의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시면서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해주겠다고 하신 말씀에 마음이 완전히 움직였다"고 이적 비화를 밝혔다.
우리은행은 8일 FA 강이슬과 4년간 연간 총액 4억 2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협상 가능 기간이 시작된 5월 1일 자정, 강이슬의 집 앞까지 찾아온 전주원 감독의 진심이 강이슬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강이슬의 이적은 여자농구계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지난 시즌 KB스타즈는 강이슬, 박지수, 허예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슈퍼팀을 완성하며 압도적인 통합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당시 정규리그 MVP 후보 3인이 모두 KB스타즈의 강이슬, 박지수, 허예은(실제 수상 박지수)일 정도로 전력이 막강했다.

강이슬은 "잔류했다면 안정적인 전력으로 몇 년간 우승을 더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스스로 안주하게 되고 발전이 더딜 것 같았다. 우승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그 가능성을 놓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결국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이슬은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라며 "농구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매우 강하다. 전주원 감독님을 비롯해 우리은행에서도 진심 어린 어필이 있었기 때문에 이적을 결심하게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전주원 감독과 인연은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이슬은 "그때 감독님께 수비 스텝 하나까지 세세하게 배우며 나를 가장 잘 활용해 줄 수 있는 지도자라는 확신을 가졌었다"며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저를 더 발전시켜 주시겠다는 약속이 농구를 더 잘하고 싶은 제 욕심을 건드렸다"고 전했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된 강이슬은 등번호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11번이 비어있다면 달겠지만, 아니라면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한다는 느낌으로 안 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대표팀에서 사용하던 3번이나 10번, 25번 등을 선택지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친정팀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강이슬은 "KB에서 5년 동안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이런 선택이 팬들께 상처가 될 수 있어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너그럽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고, 우리은행에서도 팀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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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까지 강행군을 치른 강이슬은 구단을 배려로 6월 중순쯤 우리은행 선수단에 합류해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