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수원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수원 삼성의 엔진' 고승범(32)이 팬들의 채찍질을 발판 삼아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삼성은 9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대구FC와 0-0으로 득점 없이 비겼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23(7승 2무 2패)에 머무르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부산(승점 25)과 격차를 1점밖에 좁히지 못했다. 직전 라운드 수원FC 원정에서 1-3 역전패한 데 이어 안방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하며 주춤하고 있는 수원이다. 최근 6경기 성적은 2승 2무 2패가 됐다.
이날 수원은 경기 초반 대구의 압박에 당황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빌드업의 활로를 찾아내며 반격에 나섰다. 득점에 가까운 장면도 몇 차례 만들었으나 대구 골키퍼 한태희의 슈퍼세이브와 골대 불운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반대로 수비에서는 아쉬운 집중력을 노출하며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수문장 김준홍과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의 헌신적인 수비로 무실점을 지켜냈다.
말 그대로 골만 나오지 않은 경기였다. 수원은 예기치 못한 대구의 공세를 버텨낸 뒤 자신들의 축구로 풀어나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팅 8개를 날려 8개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대구도 점유율은 내주면서도 약속된 압박 타이밍과 뒷공간 공략으로 맞서며 적지에서 잘 맞서 싸웠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고승범은 "결과 면에서만 좀 아쉬운 거 같다.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고, 그 부분에 있어서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가장 아쉽다. 그거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점은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래도 이정효 감독은 과정에 있어서 긍정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잘하고 있다. 우리가 상대를 압도하는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K리그2에서 압도하고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 현실적으로 운영하면서 매 상황에 맞게 풀어가야 한다"라며 "외부에선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내부에서 볼 땐 선수들이 바뀌려 하는 모습이 보여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승범도 동의했다. 그는 "모두 같은 생각일 거다. 다 같은 생각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정은 정말 좋았다. 결과와 마무리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됐다. 우리는 그 부분을 해결해 나갈 거다. 모든 구성원이 다 같은 생각인 거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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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원 팬들이 조금씩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기 전후로 '베짱이를 위한 응원은 없다', '이 함성에 승리로 보답하라', '간절하긴 하냐?' 등의 문구가 적힌 걸개를 내거는가 하면 종료 휘슬이 불린 뒤 짧은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승범은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결과를 못 보여드렸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야유는 받을 수 있다. 선수들도 팬분들도 모두 그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으면 좋겠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 지금 절대로 흔들려선 안 된다고 본다"라며 "당연히 우리가 잘못한 부분은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좋았던 부분은 잘 가져가야 한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마무리가 안 됐으면 다시 잘 준비해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 야유 때문에 계속 주눅 들고 그래선 절대 안 된다.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다시 보여드려야 한다. 그러는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걸개가 걸렸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승범은 이 역시 성장통으로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즌은 길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면 좋겠다. 힘든 부분도 시련도 있을 것"이라며 "거기서 무너지지 말고 계속 더 준비하고 더 몸 관리를 하면서 보여줘야 한다. 다시 뒤집고 보여드리는 건 우리 선수들의 몫이다. 팬분들도 그런 모습을 원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시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수원이라는 팀이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기대가 큰 만큼 당연히 기준도 높을 수밖에 없다. 고승범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큰 팀이고, 충분히 못 보여드렸기 때문이다. 우리 잘못이다.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부분"이라며 "팬들을 만족시켜 드리는 게 우리의 업이다. 받아들일 건 확실히 받아들이고, 준비할 건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수원은 약 2주간의 휴식기를 갖는다. 다음 경기는 오는 25일 열리는 천안전이다. 고승범은 "리그 3분의 1 정도를 돌았다. 이 2주라는 시간이 정말 중요할 거 같다. 과정을 되새겨 보고, 채울 부분은 채워야 한다. 남은 시즌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을 이겨내려면 앞으로 2주를 잘 보내야 할 거 같다"라고 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