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엄청나게 고민해서 결정한 부분이므로 팬분들도 믿고 지지해주시길 바란다."
염경엽(58) LG 트윈스 감독이 팀 좌완 투수 손주영(28)의 마무리 전환에 반대하는 일부 팬들을 향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염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위 트럭'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는 "(야구장에) 오다 보니 시위 트럭이 한 대 있더라. 팀에 대단한 관심이 있으신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을 하는데 설명을 좀 해야 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잠실야구장 인근 지하철역인 종합운동장역 앞 도로에는 트럭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전광판에는 5개의 문구가 반복해서 표출됐다.
"손주영 마무리 전환, 엘지의 미래와 맞바꾸는 조급한 윈나우에 반대한다"
"10승 좌완 선발이 뒷문을 지키면 트윈스의 미래는 누가 지키나"
"10승 선발 시즌 중 불펜 전환? 급한 불 끄려다 미래에 기름 붓는 꼴"
"미래를 담보로 한 10승 좌완 선발의 마무리행, 우리가 원하는 건 한 해의 우승만이 아니다"
"10승 좌완 선발 의문의 마무리행, 그럼 잔루 342개도 해결되나요?"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유영찬(29)의 대체 선수로 손주영으로 낙점한 데 대한 항의였다. 트럭에는 운전석에 기사 한 명만 앉아 있어서 누가 보낸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경남고를 나와 2017 2차 1라운드 2순위로 LG에 입단한 손주영은 2024년 9승, 2025년 11승을 따내며 팀내 새로운 선발 에이스로 떠올랐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뽑혔으나 옆구리 부상으로 정규시즌 개막을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 9일에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첫날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무실점하고 1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팬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이 첫째가 부상이고 두 번째가 왜 미래의 선발을 마무리로 쓰느냐, 이 두 가지인 것 같다"며 하나하나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먼저 부상에 대해 "우리 팀은 최고의 트레이닝 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감독과 단장은 그들을 신뢰한다. 부상 우려에 대해 검토를 했고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 아래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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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둘째, 우리 구단과 현장 모든 사람들이 (송)승기(24)와 (손)주영이는 국내 1, 2선발로 키워야 한다는 것을 팬분들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유)영찬이가 부상으로 나가면서부터 엄청난 고민을 했다"며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선수를 찾아본 결과, 현재 주영이의 상황은 선발보다는 마무리로서 빌드업이 잘 돼 있고 구위와 멘탈, 삼진 능력, 결정구 등을 가장 잘 갖추고 있다. 마무리에 맞게 30구의 빌드업은 확실하게 돼 있다"고 결정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올 시즌 '2년 연속 우승'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염 감독은 "우리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팀은 아니지 않은가. 2연패라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고 팬들한테 동의를 얻었다"며 "그러나 마무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굉장히 큰 부분이다. 역대 왕조를 이뤘던 팀들은 모두 확실한 세이브 투수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느 팀이나 위기는 10번 넘게 온다. 우리는 그래도 잘 이겨내 3년 사이 두 번의 우승을 했으니 팬들께서 조금만 더 믿고 지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재차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