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균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처장이 특정 선수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경기 기록을 수정토록했다는 의혹에 대해 협회가 반박에 나섰다.
KBS는 4월 18일 김용균 대한야구협회 사무처장이 고교야구 강원권 주말리그 경기 종료 후 기록원에게 기록을 수정하도록 했다는 내용을 지난 18일 보도했다.
7회 A 고교의 공격 때 1루 주자 B 선수가 2루 도루를 성공했는데 기록원 C씨가 이를 도루가 아닌 도루자(도루실패)로 기록한 부분을 정정토록 한 것이다. C씨는 타이밍상 아웃타이밍이었지만 제대로 태그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김 사무처장이 기록 수정을 원한 이유도 나름 설득력은 있었다. 심판이 도루에 대해 세이프를 선언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선수와 해당팀에서 이의 제기도 없었고 무엇보다 도루 기록은 이의 제기 대상이 아니며, 수정이 가능한 대상에 대해서도 학부모나 지도자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록원 C씨는 강한 불만의 뜻을 밝혔다.
KBS는 김 처장이 기록 수정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주목했다. 도루를 시도했던 선수 B가 협회 부하 직원인 D씨의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D씨는 과거 억대의 협회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은 전력이 있는데 김 처장 재임 기간 동안 D씨는 승진을 거듭했고 심지어 D씨를 대신해 협회가 억대의 횡령 환수금도 납부했다고 강조했다. 현재도 D씨는 협회 고위직 중 하나인 운영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 처장이 고교 3학년인 D씨의 아들 B가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록을 수정토록 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B는 전반기 강원권 주말리그에서 도루 1위를 달리고 있었다는 것.
더불어 김용균 처장은 지난달 30일자로 정년 퇴직을 했는데 협회는 김 처장에 대한 재고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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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협회는 20일 반박 자료를 냈다. 협회는 KBS에 보도 내용에 대해 자체 조사를 펼쳤고 이에 따른 결과를 발표했다.
기록원에게 확인 결과 최초 판정이 세이프였는데 도루자로 기록한 이유에 대해선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는데 심판이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공이 빠르다고 판단했는데 유격수가 태그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도루했을 때 수비 실책이 나오면 도루자로 기록되기 때문에 야구규칙 9.07(f)을 준용, 'C.S 2-6E'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이 규칙 내용은 주자가 도루를 시도했을 때 송구가 완벽한 아웃 타이밍으로 들어왔을 때 야수가 포구를 실패해 주자가 살았을 경우 송구를 놓친 야수에게는 실책을, 송구한 야수에게는 어시스트를 각각 기록, 주자에게는 도루 실패를 기록한다는 것이다. 출루는 인정하지만 도루 자체에 대해선 실패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영상 확인 결과 더욱 명확한 심판의 오심이 드러났다. 협회는 "정상적인 수비 플레이로 오히려 야수(유격수)의 태그가 더 빨랐으며, 야수가 공을 놓치지 않았다"며 "심판의 세이프 판정은 오심이고, 향후 심판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도루 실패'라는 기록 또한 잘못됐다는 것이다. 협회 전문기록원 의견에 따르면 비록 오심이라고 할지라도 경기 당시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고, 이 과정에서 야수가 송구를 놓치지도 않았기에 '도루'로 기재하는 게 정확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웃 타이밍이라고 하더라도 야수가 송구를 놓치지 않는다면 이는 도루 실패로 볼 근거가 없다는 것.
협회는 "경기 영상 및 관련자 진술을 확인하고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기록 오류에 대한 정정'으로 사적인 외압이나 특혜가 없었다는 것이 협회의 공식 입장"이라며 "사무처장의 기록지 확인 업무는 경기가 있는 다음날 지속적으로 진행됐던 일일 업무에 해당하며, 기록에 대한 이의 제기나 신청의 영역이 아닌, 사무처 업무를 총괄하는 위치에서 기록에 대한 식견이 넓은 사무처장의 통상적인 확인 업무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KBS는 기록원이 작성한 기록지가 협회 홈페이지에 업로드 된 뒤 김 사무처장의 지시로 수정돼 다시 올라왔다고 전했는데, 협회는 "기사에서 협회 홈페이지에 최초로 업로드됐다는 기록지는 1차 수정을 거친 기록지로 확인됐으며, 최초 기록지의 통계란에는 기록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도루(3개), 도루자(1개), 도루 총계(7개)로 기재돼 있었다. 사무처장이 잘못된 통계를 먼저 지적한 이후에도 여러 차례 통계와 기록 내용이 수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협회는 "또한 협회 홈페이지 내 경기기록 관련 문의 안내 중 유의사항에는 '오기입 및 전산 입력 오류에 대한 수정요청을 제외한 타구 판단(안타, 실책, 야수선택)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팀 지도자(감독) 확인 서명 후 이의신청서 작성'하도록 규정돼 있어 '오기입 및 전산 입력 오류에 대한 수정요청'은 이의신청 대상에 제한이 없다"고 전했다.
"협회 사무처는 고교 주말리그를 비롯한 전국대회를 총괄하는 행정 책임 기관으로서 규칙 위반 사례를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명백한 야구 규칙 위반 기록을 수정하지 않고 방치했다면, 실책으로 인한 상대 수비수가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 유지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런 오해와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신속한 기록지 업로드 서비스는 유지하되, 경기 종료 후 최초 업로드된 기록지는 '임시 기록(승인 전)'으로 서비스하며, 기록 및 통계에 대한 최종 검수와 승인이 이루어진 후 '공식 기록(최종)'으로 인정하는 절차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검토해 더욱 철저한 기록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협회는 김용균 처장에 대한 재고용을 추진 의혹에는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