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이 있어 든든했다" 떠났던 리더들이 돌아오자 히어로즈 첫사랑도 웃었다... 다시 뛰는 영웅군단, 무엇이 달랐나

"형들이 있어 든든했다" 떠났던 리더들이 돌아오자 히어로즈 첫사랑도 웃었다... 다시 뛰는 영웅군단, 무엇이 달랐나

김동윤 기자
2026.05.26 08:41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은 최근 활약의 이유를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건창과 박병호 코치 등의 복귀로 심리적으로 편해졌으며, 오윤 2군 감독, 박병호 잔류군 선임 코치, 장영석 2군 타격코치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병욱은 팀의 달라진 분위기가 베테랑 선수들의 존재와 클럽하우스 리더의 역할 덕분이라고 강조하며, 자신도 중간 연차로서 선후배 사이에서 팀 시너지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SSG 랜더스 경기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임병욱이 3회말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날리고 질주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SSG 랜더스 경기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임병욱이 3회말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날리고 질주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31)이 최근 활약의 이유를 기술이 아닌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았다.

임병욱은 키움 팬들에게 '히어로즈의 첫사랑'으로 불린다. 2014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우선 선발될 만큼 5툴 플레이어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잦은 부상으로 그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탓이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끝내 이뤄지지 못할 첫사랑으로 남을 듯했으나, 올 시즌 조금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26경기 타율 0.302(86타수 26안타) 4홈런 10타점 1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97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임병욱은 "사실 준비한 건 똑같았는데 마음이 조금 달랐다. (서)건창이 형도 오고 박병호 코치님도 오면서 심리적으로 편해진 건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도 1군에서 시작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때 5년 만에 히어로즈로 돌아온 선배 서건창(37)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퓨처스팀으로 내려가서는 그를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오윤(45) 2군 감독, 박병호(40) 잔류군 선임 코치, 장영석(36) 2군 타격코치가 도왔다.

임병욱은 "처음 시범경기하고 2군으로 내려갈 때 (서)건창이 형이 '병욱아 (야구를) 놓으면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아주셨다. 그러고 2군에 내려가 오윤 감독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장영석 타격코치님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병호 코치님도 어릴 때부터 날 봐왔기 때문에 나를 너무 잘 알아서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렇게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올라오면서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박병호가 1회초 수비에 나선 후 삼성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교체되며 서건창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박병호가 1회초 수비에 나선 후 삼성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교체되며 서건창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달라진 건 임병욱만이 아니다. 2022년 한국시리즈 진출 후 지난 3년간 키움은 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던 키움도 예년과 다른 공기를 보여준다. 최근 키움은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27·LA 다저스), 송성문(30·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메이저리그 진출, 에이스 안우진(27)의 군 복무 및 부상 이탈,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 등 복합적인 이유로 최하위를 전전했다.

하지만 숫자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시간도 있었다. 10년간 9번을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팀이 3년 연속 꼴찌를 한 이유로 팀을 하나로 묶어줄 구심점이 사라진 데서 찾는 시선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히어로즈의 굴곡을 함께한 임병욱의 한마디는 의미가 있다. 임병욱은 "정말 그동안 준비했던 건 똑같다. 똑같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형들이 있으니까 든든해서 마음이 더 편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미소 지었다.

키움 경기에 부쩍 늘어난 히어로즈 올드 유니폼이 상징하듯, 올해 히어로즈에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박병호 코치와 서건창의 복귀가 꼽힌다. 임병욱은 이러한 지적에 결코 박병호 코치와 서건창의 복귀만으로 팀이 달라진 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임병욱은 "박병호 코치님, (서)건창이 형이 와서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전에 (이)용규 형, (이)형종이 형, (오)선진이 형, (원)종현이 형, (안)치홍이 형 등 형들이 힘든 시간을 묵묵하게 버텨줬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창이 형도 다른 베테랑 형들이 없었으면 혼자서 이끌어가긴 힘들었을 것이다. 다른 형들이 있어 후배들에게 더 편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SSG 랜더스 경기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김웅빈이 9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린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대 SSG 랜더스 경기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김웅빈이 9회말 2사 1,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린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렇기 때문에 더 선명해지는 사실도 있다. 팀 문화를 만들고 이어 나가는 클럽하우스 리더의 존재다. 클럽하우스 리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난 3년간 키움에도 구심점이 될 만한 선수와 베테랑들은 있었다. 하지만 한 팀의 성공과 실패, 영광과 추락을 함께 겪은 선수들이 쌓아온 시간과 아이덴티티는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임병욱은 최근 3년과 어떤 부분이 달랐냐는 물음에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갈 땐 든든한 형들이 있어야 한다. 팀이 강해지려면 정말 후배들이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형들이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형들이 자신의 플레이와 행동으로 팀을 이끌어가면 후배들은 너무 큰 걸 생각하지 않고 눈앞의 타자, 투수에만 집중해 투지만으로도 이겨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 어린 선수들의 혈기가 베테랑들에게도 이어진다. 형들도 동생들을 보며 지칠 수가 없다. 그렇게 시너지가 확실하게 이뤄지는 부분이 지난 3년과 조금 다른 것 같다. 박병호 코치님, (서)건창이 형의 복귀도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팀 사기가 올라갈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니까, 우리 기량이 떨어질지라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하성(31·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송성문, 이정후, 김혜성 등 전성기 히어로즈 문화를 계승할 선수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현재, 임병욱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본인도 그 효과를 느끼고 있는 만큼 지금의 분위기를 후배들에게 이어주고 싶은 책임감이 막중하다.

키움 임병욱이 24일 잠실 LG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임병욱이 24일 잠실 LG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임병욱은 최근 좋은 활약으로 미국으로 간 송성문에 대한 질문에 "(송)성문이도 정말 강했던 그 시절을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 시절을 같이 해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많아서 어떻게 그렇게 성장할 수 있는지 잘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론 나도 그 과정을 직접 겪진 않았다. 하지만 그 시절을 경험하고 본 것이 있기 때문에 느낀 바를 중간에서 잘 전달해주고 싶다. 최고참 형들은 신인 선수들에게 쓴소리하기 어렵다. 그 쓴소리가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다가가 이야기하고 다독이기도 하면서 잘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히어로즈 첫사랑의 반등은 그래서 단순한 개인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임병욱은 "나도 이제 중간 연차로서 형들 이야기를 잘 듣고 동생들에게 잘 전달해 그 시너지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그렇게 선배들은 경기에만 집중하고 후배들은 그걸 배우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지난 3년은 조금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런 식으로 팀이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형들과 동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 팀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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