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인 허일영(41)이 또 한 번의 도전을 택했다.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을 통해 창원 LG를 떠나 안양 정관장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허일영은 29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마침 정관장에서 손을 내밀어줬다. 솔직히 제 나이에 이렇게 데려가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저를 생각해주고 제 가치를 인정해주셨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관장은 "허일영과 FA 계약을 통해 새로운 동행을 시작한다"고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 2년, 보수 총액 1억 2000만 원 조건이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허일영은 현재 KBL 현역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다. 그럼에도 중요한 순간마다 외곽포를 터뜨리며 베테랑 슈터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2025~2026시즌에는 정규리그 44경기에 출전해 평균 12분10초를 소화했고, 3.6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다만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허일영 앞에는 선택의 시간이 찾아왔다.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었다. 하지만 허일영은 다시 한 번 코트 위에 서는 쪽을 택했다.
허일영은 LG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LG 구단에서 코치직을 제안해주셨지만, 저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의지가 더 강했다. LG도 제 의사를 존중해주셨고, 좋게 이야기를 나눈 뒤 팀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어느 팀보다 적극적으로 허일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계약 조건보다 현역 연장에 더 큰 무게를 뒀던 허일영에게는 고마운 제안이었다. 허일영은 "정관장이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만들어줬다. 끝까지 한 번 잘해보자고 말씀해주셔서 기분 좋게 계약했다"며 "저를 찾아주는 팀으로 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관장에도 허일영의 경험과 슈팅력이 필요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여러 차례 슈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비시즌에는 '불꽃슈터' 전성현이 수원 KT로 이적하면서 외곽 자원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관장은 베테랑 슈터 허일영을 영입해 전력에 경험과 외곽 옵션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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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영은 정관장에서 자신이 맡아야 할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는 "제가 정관장에서 20~30분을 뛰겠다는 것은 아니다. 유도훈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감독님께서 적재적소에 필요할 때 잘 활용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이 좋으면 더 뛸 수도 있고, 잘하면 더 기회를 받을 수도 있다고 좋은 쪽으로 이야기해주셨다"며 "다른 팀에 있을 때부터 저를 오랫동안 지켜봐주신 분이다. 잘 활용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저도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자신감도 있다. 허일영은 "사실 처음 목표는 40세까지 뛰는 것이었다. 하지만 매년 젊은 선수들이 들어오는데, 연습경기 등에서 부딪혀 보면 아직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물론 어린 선수들의 스피드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피드의 문제는 경험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활동량이 많거나 운동신경이 뛰어난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는 효율을 알고 있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허일영은 "지난 2년간 LG 팬들께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 은퇴하고도 잊지 못할 것 같다. LG에서 구단 창단 첫 우승도 함께했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이적으로 죄송한 마음도 크다. 원정에서 만나면 반갑게 맞이해주셨으면 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정관장 팬들을 향해서는 "묵묵히 열심히 하겠다. 응원해주신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