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덴마크 축구 국가대표 크리스티안 에릭센(34·볼프스부르크)이 또다시 경기 도중 쓰러지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천만다행으로 의식을 빠르게 되찾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당시 그라운드 위 선수들과 상대 관중들이 보여준 낭만적인 대응도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에릭센은 8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A매치 평가전에 선발로 출전했다가 후반 20분 가슴 통증을 느끼고 쓰러졌다. 상대와 충돌이 아닌 홀로 그라운드 위에 있다가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낀 모습이었다. 결국 에릭센은 그라운드 위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당시 덴마크가 2-1로 앞서던 경기는 그대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에릭센이 이미 한 차례 심장마비를 겪었던 적이 있던 만큼 모두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난 2021년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20)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이후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은 그는 은퇴 대신 현역 연장을 택했고, 브렌트퍼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쳐 볼프스부르크 등 유럽 빅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이날 갑작스레 경기 중 가슴 통증을 느끼고 쓰러졌으니, 전 세계 축구 팬들도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후 다행히 에릭센의 몸 상태가 괜찮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덴마크 대표팀 주치의 모르텐 보센은 "에릭센이 잠시 의식을 잃었으나 곧바로 의식을 되찾았다. 스스로 걸어서 경기장을 나갈 만큼 괜찮았다. 심장 제세동기가 정상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검진을 통해 원인을 파악할 것이다. 에릭센도 자신이 괜찮다는 걸 모두에게 전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쓰러진 에릭센이 괜찮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야, 당시 경기장 위에 있던 선수들과 관중들이 보여준 모습도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에릭센이 쓰러진 직후부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 이후 상황까지 양 팀 선수들과 관중 모두 오롯이 에릭센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 에릭센이 그라운드에 쓰러지자 덴마크는 물론 우크라이나 대표팀 선수들도 재빠르게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쓰러진 에릭센의 상황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그를 둘러쌌다. 이후 에릭센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도 그를 가리기 위한 천막을 함께 들어주며 출구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쓰러진 에릭센의 상황에 충격을 받은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었다. 주심은 에릭센 이탈 이후 남은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 경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은 물론 심판진까지 모두 어깨동무를 한 채 그라운드 위에 모였다. 브리안 리마 덴마크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로 연설을 한 뒤 안드레아 말데라 우크라이나 감독과 포옹했고, 선수들은 뜨거운 박수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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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원정 팬들은 에릭센을 연호하며 그의 쾌유를 빌었고, 덴마크 축구대표팀 선수들 역시 우크라이나 팬들 앞까지 다가가 고마움을 전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 남미판은 "축구를 잠시 잊게 만든 순간들이었다"고 조명했다. 이날 평가전을 치른 두 팀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