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체코를 상대로 짜릿한 대역전극을 거두며 월드컵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캡틴 손흥민(LAFC)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본인의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얼마나 컸던지, 평소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성실히 응하던 믹스드존을 이례적으로 지나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랭킹 25위)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체코(41위)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후반전 선제 실점을 극복하고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팀은 승점 3점을 챙기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던 손흥민에게는 유독 골 운이 따르지 않은 날이었다.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한 손흥민은 중앙 지역에서 양쪽 측면으로 정교한 패스를 뿌려주며 대표팀의 전반적인 공격 전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다만 가장 큰 무기인 문전에서의 날카로움이 다소 떨어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실제로 손흥민은 전반전에만 무려 5개의 슈팅을 몰아쳤다. 이는 양 팀 통틀어 최다 슈팅이자 체코 대표팀이 전반에 기록한 전체 슈팅(2회)보다도 많은 수치였다. 3개의 슈팅은 수비의 몸에 막혔고, 전반 39분 전매특허인 드리블 돌파 후 시도한 왼발 감아차기를 비롯한 2개의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전에는 이날 경기 중 가장 완벽한 찬스를 잡았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후반 11분 이재성의 침투 패스를 받아 체코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골키퍼와 완전히 일대일로 맞닥뜨렸다. 감각적인 왼발 칩슛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공이 다소 정직하게 향하면서 마테이 코바르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결정적인 기회를 연이어 놓친 한국은 후반 14분 체코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튼 원더러스)에게 롱스로인 세트피스로 먼저 실점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후반 22분 황인범이 환상적인 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손흥민은 이 동점골 순간까지 피치 위를 지켰다.
홍명보 감독은 동점골 직후인 후반 23분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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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손흥민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오현규가 후반 35분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의 크로스를 결승골로 연결하며 대한민국에 2-1 대역전승을 안겼다.
팀의 극적인 승리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온전히 웃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믹스드존에 모습을 드러낸 손흥민은 취재진을 향해 평소처럼 발걸음을 멈추는 대신,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선수단 버스 쪽으로 향했다.
과거 패배한 경기에서조차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하며 캡틴으로서 무게를 견뎌왔던 손흥민이기에, 오늘은 본인의 오늘 경기력에 대해 스스로 느낀 실망감과 아쉬움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손흥민은 믹스드존을 빠져나간 뒤, 현장을 찾은 이영표 KBS 해설위원과 만나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대화를 나눈 뒤 선수단 버스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