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6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홍명보호는 불과 이틀 만에 사전 캠프인 미국 출국길에 올랐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전후로 진행되던 월드컵 출정식이 생략된 건, 무려 40년 만의 일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A조에 속해 다른 팀들보다 일정이 빠르고, 조별리그가 열리는 멕시코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다만 월드컵 출정식 생략이 홍명보호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부 반영됐을 거라는 주장도 있었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18일부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리고 고지대 적응에 나섰다. 솔트레이크시티 고도는 약 1460m로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1571m)만큼 높았다. 소속팀 일정에 따라 적응 기간엔 차이가 있었으나, 홍명보호는 20일 가까이 고지대 적응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했다.
반면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체코는 '고지대 변수'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전날까지 훈련하던 체코 대표팀은 경기 당일에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도착해 경기를 치렀다. 심지어 체코 대표팀 감독은 고지대 적응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고지대에 대한 한국과 체코 대표팀의 '극과 극' 준비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 주도권을 쥔 반면, 상대는 이렇다 할 반격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슈팅 수가 한국은 8개, 체코는 2개에 불과할 정도로 사실상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물론 후반 14분 상대 최대 강점인 '높이'에 먼저 일격을 당하긴 했으나, 한국은 10분도 채 안 돼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 35분엔 오현규(베식타시)의 역전골까지 나오며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지대 변수'는 두 팀의 체력 격차를 급격하게 벌려놨다. 리드를 잡고 있는 한국이 호시탐탐 쐐기골을 노린 반면, 반드시 골이 필요했던 체코는 선수들 오히려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체코 선수들의 발은 눈에 띄게 무거워 보였고, 허리를 굽힌 채 숨을 고르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독자들의 PICK!
결국 경기는 한국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오히려 상대보다 뚜렷한 체력 우위 속 리드를 지켜낸 데에는 상대와 달리 미리 고지대 적응을 한 효과가 있었다. 홍명보 감독도 "고지대가 결과적으로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체코는 후반에 지쳤고, 체력적으로 상대를 더 몰아칠 수 있었다"며 "공격적으로 하는 데 있어서 고지대 적응 훈련이 큰 성과로 나타났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