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백호의 절친'으로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대만 출신의 우완 투수 류즈롱(27)이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19년부터 6년이 넘는 오랜 도전 끝에 쓴잔을 마셨지만, 그는 고우석(28)처럼 대만 복귀 대신 미국에 남아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류즈롱은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방출당했다는 소식과 함께 "보스턴 구단에 감사하다. 어릴 적 미국에서 야구를 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는 내용의 작별과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지난 6년 반 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과분한 보살핌을 받았다"면서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부상이 반복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구단은 늘 도움을 줬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코칭스태프와 동료,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현재에 안주할 수 있는 곳은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고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류즈롱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시속 158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대만 야구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특급 유망주다. 특히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로 명성을 떨쳤다.
동시에 한국 야구팬들에게 류즈롱은 동갑인 강백호(27·한화 이글스)의 절친한 친구로 각인되어 있다.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국경을 넘은 우정을 쌓아온 두 사람은 지난 2023년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그의 커리어 정점은 2019년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였다. 당시 류즈롱은 대만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핵심 타자로 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바 있다. 이 활약을 발판 삼아 2019년 10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하며 본격적인 빅리그 도전 공식에 몸을 실었다. 입단 계약금은 75만 달러였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잠재력은 확실했으나 2025시즌부터 고질적인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잦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을 오르내리며 내구성에서 의문부호가 붙었고, 결국 보스턴 구단은 2019년 10월 22일부터 시작된 6년 넘는 동행을 2026년 6월 11일 자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2025시즌과 2026시즌 마이너리그 등판 기록이 아예 없다.
독자들의 PICK!
방출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류즈롱의 시선은 여전히 미국을 향하고 있다. 복수의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류즈롱 측은 "현재로서는 대만 프로야구(CPBL)로 복귀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미국에 계속 남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끝까지 도전을 이어가는 고우석의 행보를 연상케 한다. 아시아 무대로 돌아오면 핵심 투수로 대접받을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있음에도, 야구 선수의 최종 꿈인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한 차례라도 밟기 위해 가시밭길을 자처한 셈이다.
보스턴과의 인연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20대 후반의 나이에 여전히 매력적인 구위를 지닌 리우즈룽이 '부상 잔혹사'를 끊어내고 미국에서 새로운 둥지를 틀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