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아쉬운 경기력으로 월드컵 출발을 알렸다.
브라질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모로코, 스코틀랜드, 아이티와 함께 C조에 묶였다. 조별리그 통과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C조 1위까지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모하메드 우아비 감독이 이끄는 모로코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단순히 FIFA 랭킹만 봐도 브라질은 6위, 모로코는 7위로 한 계단 차이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최강 전력으로 꼽히는 모로코는 다크호스를 넘어 이번 대회 깜짝 우승 후보로도 거론되는 팀이다. 직전 대회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아프리카 예선에서도 E조 8전 전승을 거두는 등 압도적인 성적으로 북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또 올해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브라질은 다소 어렵게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다. 10개 팀이 경쟁한 남미 예선에서 5위에 그쳤다. 브라질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부터 출전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남미 티켓도 6.5장으로 확대된 덕분에 본선행을 확정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또 브라질은 지난 3월 '라이벌' 아르헨티나에 1-4 대패를 당하자 도리바우 주니오르 전 감독을 경질하기도 했다.
결국 브라질에는 24년 만의 월드컵 우승 도전뿐 아니라 '명예회복'이라는 과제도 주어졌다. 세계적인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선임하며 팀 재정비에 나섰다. 안첼로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브라질은 5승1무2패를 기록했다. 다만 대부분 약체들과의 평가전에서 거둔 승리였다. 여전히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결국 브라질은 역대 월드컵 조별리그 무패 기록(16승4무)을 이어갔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씁쓸함을 남겼다.


안첼로티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는 이고르 티아구(브렌트포드)가 섰고, 2선에는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 하피냐(바르셀로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배치돼 공격을 지원했다. 중원은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브루노 기마랑이스(뉴캐슬)가 맡았다.
모로코도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이강인의 소속팀 동료이자 '모로코 캡틴' 아치라프 하키미(파리생제르맹)를 비롯해 누사이르 마즈라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힘 디아스(레알 마드리드) 등이 선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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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의 주인공은 모로코였다. 전반 21분 만에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의 공격을 끊어낸 모로코는 디아스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찔러 넣으며 단숨에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이에 브라질 수비진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모로코 공격수 이스마엘 사이바리(PSV 에인트호벤)는 절묘한 칩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브라질은 위기에 몰렸다. 선제 실점보다 더 큰 문제는 좀처럼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모로코는 공격 기회를 계속 늘려갔고, 브라질은 상대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개인 기량으로 흐름을 바꿨다. 해결사는 에이스 비니시우스였다. 전반 32분 비니시우스는 왼쪽 측면에서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뚫어낸 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고, 승부는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을 1-1로 시작한 브라질은 변화를 택했다. 로저 이바네스(알아흘리)와 카세미루를 동시에 빼고 다닐루(플라멩구), 파비뉴(알이티하드)를 투입했다. 안첼로티 감독도 전반의 문제점을 인정한 셈이었다. 이어 후반 16분과 17분에는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루이스 엔리케(제니트)를 차례로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후반 33분 하피냐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브라질은 교체 효과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정작 필요했던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38분에도 결정적인 기회를 잡는 듯했으나,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알힐랄)가 정확한 판단으로 먼저 공을 걷어내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오히려 경기 막판에는 브라질이 위기를 맞았다. 골키퍼 알리송 베커(리버풀)가 연이어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팀을 구해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