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와도 악연이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73) 감독이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승리 사령탑으로 올라섰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가나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L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가나는 파나마를 비롯해 잉글랜드, 크로아티아와 함께 L조에 속했다. 유럽의 두 강호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반드시 잡아야 했던 파나마전에서 승리하며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키웠다. 같은 날 잉글랜드도 크로아티아를 4-2로 꺾었다. 이에 따라 잉글랜드가 조 1위, 가나가 조 2위에 올랐고, 파나마와 크로아티아는 각각 3위와 4위에 자리했다.
케이로스 감독 개인에게도 특별한 승리였다. 그는 이번 파나마전 승리로 월드컵 역대 최고령 승리 감독이 됐다. 만 73세 109일의 나이로 월드컵 본선 승리를 지휘했다.
종전 기록은 오토 레하겔 전 그리스 감독이 보유하고 있었다. 레하겔 감독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그리스를 이끌고 나이지리아를 2-1로 꺾었다. 당시 나이는 71세 301일이었다. 그러나 16년 만에 케이로스 감독이 이를 넘어섰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0-0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고,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5분 가나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브랜든 토마스-아산테(코벤트리)가 왼쪽 측면을 완전히 뚫어냈다. 이어 골문 앞으로 정확한 패스를 건넸고, 반대편에서 쇄도한 케일럽 예렌키이(노르셸란)가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가나는 남은 시간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자 케이로스 감독도 포효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케이로스 감독의 5회 연속 월드컵 무대다. 그는 2010년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고, 2014년과 2018년, 2022년에는 3개 대회 연속 이란 대표팀을 지휘했다. 이번에는 가나 대표팀 사령탑으로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섰다.
감독으로서 5회 연속 월드컵에 참가한 것은 케이로스 감독과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1986년부터 2002년까지 멕시코, 코스타리카, 미국, 나이지리아, 중국 등 서로 다른 5개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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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감독은 감독으로 월드컵에 6차례 참가한 기록을 갖고 있지만, 연속 출전은 아니었다.


사실 케이로스 감독은 당초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가나는 부진한 흐름 속에 지난 3월 오토 아도 전 감독을 경질했고, 이후 케이로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갑작스럽게 가나 지휘봉을 잡은 케이로스 감독은 첫 경기부터 승리를 따내며 월드컵 대기록까지 세웠다. 가나도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가나 현지 매체 시티 뉴스룸도 케이로스 감독의 리더십을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은 전사처럼 싸웠다. 또 지혜롭게 승리했다. 이 수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이번 월드컵 승리는 매우 값진 결과"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특히 1989년과 1991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의 2연속 우승을 이끌며 이름을 알렸다. 루이스 피구, 주앙 핀투 등 포르투갈 축구의 전설들도 케이로스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맡았다.
다만 한국 축구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2013년 이란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과 맞대결을 치르던 당시 강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한국 대표팀 벤치를 향해 욕설에 해당하는 이른바 '주먹감자' 동작을 해 큰 논란을 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