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발을 뗀 'K-축구 혁신위원' 박지성(45)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팬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뼈대 마련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파크텔 4승 베를린홀에서 'K-축구 혁신위원회'를 개최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박지성 위원, 이영표·박주호 해설위원 등 축구인과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조연상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유영근 변호사, 김대희 교수 등 체육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 전 박지성 위원은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모든 스포츠 중 한 종목일 뿐인데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랑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그만큼 축구인들이 분발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무척 송구스럽다"고 고개 숙였다.
최근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언급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지성 위원은 "한국 축구는 늘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줬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하면 안 된다는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기로 한국 축구가 모든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선도하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단체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시간여 논의 후 취재진과 다시 만난 박지성 위원은 축구협회의 개혁과 미래 비전 등에 대한 혁신위 논의 결과를 설명했다.

-오늘 혁신위에서 주로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나.
▶당면한 축구협회의 거버넌스 개혁과 지속 가능한 축구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다수의 축구인이 참여하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위원 모두가 공감했다. 현행 제도로는 안 된다는 엄중한 인식 하에 협회가 논의 사항을 적극 수용해 대한체육회에 전향적으로 협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앞으로 혁신위는 매주 한 번씩 만나 거버넌스와 미래 비전을 논의할 예정이다.
-혁신위의 논의 내용이 향후 협회 정책에 구속력을 갖게 되나.
▶현재로서는 구속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협회의 산하 단체도 아니기 때문에 자문의 성격이 가장 강하다. 다만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보완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협회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강제적인 구속력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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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입을 금지하는 FIFA 규정에 저촉될 우려는 없는가.
▶혁신위 출범 때부터 저 역시 그 부분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선수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시작 단계부터 그 부분을 고려하고 출발했다. 혁신위가 정치적으로 개입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단체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축구협회도 혁신위에 참여해 함께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초기 단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혁신위원들이 차기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입장은.
▶애초에 회장에 출마하려는 마음을 먹고 들어왔다면 다른 쪽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혁신위 활동을 통해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확실히 선을 긋고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저를 포함해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들어온 상황이다.

-혁신위가 향후 축구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계획인가.
▶이 혁신위가 지속 가능하게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혁신위가 계속 존재하며 협회의 모든 상황에 참여하고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 현 상황에서 혁신위의 역할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무너진 신뢰 체계를 조금이나마 회복시키는 것이다. 결국 팬들의 신뢰를 쌓고 앞으로 나아가는 본격적인 과정은 새로운 회장이 오고 나서부터의 발걸음이다. 다음 회장이 행정적 절차를 밟아 나갈 때 팬들이 '이제 협회가 변할 수 있겠구나'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시작 단계를 돕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개선 방안도 논의 대상이었나.
▶아니다. 오늘은 거버넌스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부분이며, 외부 단체가 뛰어들 여지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와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을 협회도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완전히 길을 잃어버릴 것이다. 협회 스스로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신뢰 쌓기의 시작을 잘 해내길 바란다.
-협회장 선거 제도 개선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온 이야기가 있는지.
▶두 시간가량의 짧은 회의였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라고 당장 말씀드리긴 어렵다. 복잡한 행정 절차와 정관 안에서 우리가 제안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협회가 이를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나눴다는 점만 말씀드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