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노의 도가 지나쳤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16강에서 스위스에 패해 탈락한 콜롬비아 대표팀의 미드필더가 일부 극성팬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콜롬비아축구협회(FCF)는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콜롬비아와 스위스의 경기 후 발생한 하민톤 캄파스(로시리오 센트랄) 및 그의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협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협회는 "어떤 운동선수나 그 가족도 스포츠 무대에서 국가를 대표했다는 이유로 위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USA투데이'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따르면 콜롬비아는 스위스와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월드컵 여정을 마감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캄파스는 연장 후반 15분 스위스의 베테랑 그라니트 자카의 패스 실책을 가로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왼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며 연장전 승부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는 키커로 나서 성공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극성팬들의 화살은 그에게 향했고 급기야 살해 협박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콜롬비아축구협회 집행위원회는 "캄파스와 그의 가족, 대표팀 선수단 전체에 깊은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며 "검찰청에 이번 사건의 책임자들을 신속하게 식별하고 기소 및 처벌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사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협회는 "축구는 결합과 존중, 희망의 공간이어야 하며 결코 증오나 협박, 폭력의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스포츠 경쟁에서의 차이가 국가를 대표해 헌신하는 이들을 향한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민들의 자제를 당부한다"고 했다.
살해 협박을 받은 캄파스 역시 개인 성명을 통해 입을 열었다. 캄파스는 성명에서 "탈락으로 인해 좌절한 동료 콜롬비아 선수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면서도 "나의 콜롬비아여, 제발 존중을 잃지 말아달라. 우리는 서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좌절이나 슬픔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어떤 열정도 증오와 공포 속에서 사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이번 사태는 콜롬비아 스포츠 역사상 가장 어두운 비극으로 꼽히는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살해 사건'을 연상케 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마약 카르텔과 게릴라 세력의 폭력으로 얼룩졌던 콜롬비아는 조별리그에서 미국에 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당시 자책골을 기록했던 수비수 에스코바르는 귀국 후 며칠 뒤 메데인의 한 주차장에서 총격을 받아 살해당하는 비극을 맞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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