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멋있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외국인 에이스 크리스 페덱(30)의 마운드 위 완벽한 투구만큼이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남다른 출근길이었다. 한여름 대구의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정장과 카우보이 모자까지 풀장착하고 나타난 페덱은 그 이유에 대해 단 한 단어로 답했다. 바로 '헌신'이었다.
페덱은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6이닝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KBO 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현장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출근길 복장에 관한 질문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그저 '헌신(Dedicated)'이다"라고 강조했다.
텍사스 출신인 그에게도 한국의 높은 습도는 낯설고 힘든 조건일 터. 실제로 경기 중 이닝 사이에 갈아입을 유니폼과 모자를 구단 관계자에게 추가로 요청해야 했을 정도로 엄청난 땀을 흘렸다는 설명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전 완벽한 정장 차림을 고수하는 이유는 야구와 팀을 대하는 그의 신념과 태도에 있었다.
페덱이 말한 '헌신'은 자신과 팀, 그리고 팬들을 향한 철저한 마인드 컨트롤의 시작점으로 읽힌다. 그는 "(구단에서 마련해준) 아파트를 나서기 전 거울에 비친 완벽하게 차려입은 내 모습을 보면 내가 멋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에 완벽한 준비를 마쳤다는 확신이 생기고, 그것이 마운드 위에서의 강력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멋지게 보이면 기분이 좋고, 기분이 좋으면 플레이도 멋져진다는 텍사스의 오랜 격언처럼 외적인 모습을 갖추는 것부터가 마운드에 임하는 나의 철저한 준비이자 헌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9시즌부터 2026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페덱의 미국 내 별명은 '보안관'이다. 경기장에 출근할 때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기 때문이다. 심지어 동료들과 외부에 식사하러 갈 때도 모자를 쓰는 모습도 연출하기도 했다. 사실상 본인의 루틴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페덱의 헌신적인 태도는 마운드 위 실력으로 고스란히 증명됐다. 그는 이날 아예 다른 리그 데뷔전을 치렀음에도 준수한 호투를 펼쳐 사자 군단의 새로운 에이스 탄생을 알렸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한 고비를 철저한 루틴과 정신력으로 이겨내며 왜 자신이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지를 몸소 입증했다.
페덱이 보여준 '헌신'라는 가치는 팀을 정상으로 이끌겠다는 그의 최종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일본 프로야구(NPB)의 구체적인 제안을 거절하고 삼성을 선택한 이유 역시 우승 레이스를 향한 팀의 열망에 본인의 헌신을 더하기 위해서였다. 페덱은 "삼성이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2014년에 나는 미국에서 고등학생이었다"고 웃어 보이며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삼성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기 위해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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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수트 뒤에 숨겨진 철저한 프로 의식과 야구를 향한 페덱의 진정성 있는 헌신은 2026시즌 왕좌 탈환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에 가장 강력한 에너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