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온다더니 피를로가 웬말" 伊 대표팀 감독 부임 임박... 말디니가 밀어붙였다, 팬들은 불만 폭발

"펩 온다더니 피를로가 웬말" 伊 대표팀 감독 부임 임박... 말디니가 밀어붙였다, 팬들은 불만 폭발

이원희 기자
2026.07.25 16:29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안드레아 피를로가 부임할 예정이며 2030년 월드컵까지 4년 계약을 맺었다. 파올로 말디니 디렉터와 레오나르두 기술 고문은 펩 과르디올라의 거절 이후 젊고 현대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피를로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하지만 피를로는 감독 경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팬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최하위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했다.
안드레아 피를로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부임에 임박했다. /AFPBBNews=뉴스1, AI 제작 이미지.
안드레아 피를로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부임에 임박했다. /AFPBBNews=뉴스1, AI 제작 이미지.
파울로 말디니와 안드레아 피를로(가운데). /AFPBBNews=뉴스1
파울로 말디니와 안드레아 피를로(가운데). /AFPBBNews=뉴스1

펩 과르디올라를 기다렸던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최종 선택은 안드레아 피를로였다. 다만 현지 분위기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24일(한국시간) "피를로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며 "과르디올라가 제안을 거절한 뒤 파올로 말디니와 레오나르두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부활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인물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피를로는 4년 계약을 맺고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까지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 전망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같은 날 피를로의 이탈리아 대표팀 부임 소식을 전했다. 연봉은 150만 유로(약 2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전설이자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말디니는 최근 이탈리아 대표팀 디렉터로 선임됐다. 레오나르두도 기술 고문을 맡았다. 두 사람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세 차례 연속 실패한 이탈리아 축구의 명가 재건을 이끌 감독을 찾고 있었다.

당초 최우선 후보는 세계적인 명장 과르디올라였다.

로이터통신은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축구협회장은 과르디올라 정도의 명성을 갖춘 지도자라면 연봉을 비롯한 재정적인 조건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탈리아는 과르디올라 선임을 강력하게 희망했다.

하지만 올여름까지 맨체스터 시티를 이끌었던 과르디올라는 휴식을 이유로 이탈리아의 제안을 거절했다.

또 다른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첼로티는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고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AFPBBNews=뉴스1
펩 과르디올라 감독. /AFPBBNews=뉴스1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AFPBBNews=뉴스1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AFPBBNews=뉴스1

결국 말디니와 레오나르두는 피를로에게 방향을 틀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피를로와 말디니는 각별한 관계다. 두 사람은 선수 시절 이탈리아 대표팀과 AC밀란에서 함께 뛰었다. 말디니는 과거 AC밀란 디렉터로 일할 당시에도 피를로의 감독 선임을 검토했다. 매체는 "두 사람은 지금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안토니오 콘테와 로베르토 만치니 등 경험 많은 이탈리아 출신 지도자들은 말디니와 레오나르두가 원하는 감독상과 거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콘테나 만치니처럼 경험이 풍부하고 성격이 강한 감독에게 새로운 수뇌부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차라리 젊고 현대적인 축구를 지향하며 필요할 경우 조언과 의견도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피를로는 선수 시절 세계적인 미드필더였지만 감독으로서의 경력은 아쉬운 수준이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2부리그 소속 두바이 유나이티드를 지휘하고 있다.

피를로는 2020년 유벤투스 23세 이하(U-23)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곧바로 유벤투스 1군 사령탑에 올랐다. 코파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지만, 세리에A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결국 한 시즌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파티흐 카라귐뤼크(튀르키예)와 삼프도리아를 맡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파울로 말디니. /AFPBBNews=뉴스1
파울로 말디니. /AFPBBNews=뉴스1
레오나르두(맨 왼쪽)와 파울로 말디니(맨 오른쪽). /AFPBBNews=뉴스1
레오나르두(맨 왼쪽)와 파울로 말디니(맨 오른쪽). /AFPBBNews=뉴스1

가제타는 "감독으로서 피를로의 경력은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말디니는 피를로가 특별한 축구적 시야를 갖고 있다고 줄곧 믿어왔다. 이제 그 가능성에 승부를 걸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피를로가 선수단을 장악할 만큼 강한 성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라커룸은 결코 다루기 쉬운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말라고 이탈리아축구협회장은 말디니와 레오나르두가 그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들은 피를로의 권위에 도전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직접 강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월드컵에서 통산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축구 강국이다. 하지만 2006 독일 월드컵 정상에 오른 뒤 점차 경쟁력을 잃었고, 2018 러시아 대회와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2026 북중미 대회까지 세 차례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가 마지막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것은 2014 브라질 대회다. 피를로의 첫 번째 과제는 이탈리아를 2030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아 16년 만의 세계무대 복귀를 이끄는 것이다.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AFPBBNews=뉴스1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AFPBBNews=뉴스1
유벤투스 시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오른쪽). /AFPBBNews=뉴스1
유벤투스 시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오른쪽). /AFPBBNews=뉴스1

하지만 말디니는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가제타는 "말디니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며 "이탈리아 축구의 재건은 12~13세 유소년 선수들부터 시작돼야 하며, 전체 작업을 완성하는 데 8~10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음 주에는 이탈리아축구협회의 연방평의회가 열릴 예정이다. 다만 규정상 대표팀 감독 선임에 연방평의회의 공식 승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매체는 "연방평의회에서는 의견을 듣는 절차만 거치면 된다"며 "이날이 피를로 선임을 발표하기에 좋은 시점이 될 수 있다. 피를로는 2030년 월드컵까지 계약을 맺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도 "현재 이탈리아 축구는 최근 수십 년 사이 가장 심각한 위기 가운데 하나를 겪고 있다"면서 "새로운 대표팀 감독 선임은 크게 약화된 유소년 육성과 재능 발굴 시스템을 다시 구축하기 위한 광범위한 재건 작업의 첫 단계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가 국민적인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이탈리아에서, 피를로는 대표팀 성적 회복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축구 시스템을 되살려야 하는 무거운 임무를 맡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AFPBBNews=뉴스1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AFPBBNews=뉴스1

다만 이탈리아 축구 팬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 이탈리아 스포르트메디아세트는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후보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3만 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피를로는 불과 2%만 얻었다. 6명의 후보 중 최하위였다. 과르디올라가 45%, 안첼로티가 28%, 콘테가 15%로 1~3위를 차지했다. 만치니와 스테파노 피올리는 각각 5%였다.

스포르트메디아세트는 "말디니의 선택이 이탈리아를 갈라놓았다. 피를로의 선임에 대해 팬과 평론가들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에 대한 현지 팬들의 선호도 설문조사. /AFPBBNews=뉴스1, AI 제작 이미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에 대한 현지 팬들의 선호도 설문조사. /AFPBBNews=뉴스1, AI 제작 이미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